청산에 살어리라

월악산산자락에사는아우님이

우리부부를반겨

계절내농사지은

과수원으로안내를하다.

과수원오르내리는트럭에서

폼따구니를잡아보는데

벌써입안으로고여드는침

복숭아입맛다시기.

아우님의선한얼굴과

과수원의과실들이닮아

가지마다에주렁주렁.

물렁한복숭아에

덩달아좋아하시는노모님과

월악계곡에들어

오랜만의회포를막걸리잔에

풀어마시다.

살아온날의고단함도

뙤약볕아래그을린팔뚝도

玉水에담궈놓고

세월아,너나가려무나.

끄등겨올라오는막걸리취기

어릿하게돌아눕는산천.

물에들어머리부터발끝까지

흝어내는취기.

파안대소.

살면서이렇게

자연의품안에서

어머니품속같은유영.

살어리살아리랏다

청산에살어리랏다

머루랑다래랑먹고

청산에살어리랏다

산에서

산에서

산과함께하는마음.

막걸리한잔에

복숭아한입베어물고

먼산아래를

굽어보다내려와

시원한물가에

김소월의시를읊조리며

막걸리잔곁들인

소찬한자리.

나물먹고물마시고

팔을베고누웠으니

대장부살림살이

이만하면넉넉하지.

우리집뒷산(山)에는풀이푸르고

숲사이의시냇물,모래바닥은

파아란풀그림자,떠서흘러요.

그리운우리님은어디계신고.

날마다피어나는우리님생각.

날마다뒷산(山)에홀로앉아서

날마다풀을따서물에던져요.

흘러가는시내의물에흘러서

내어던진풀잎은옅게떠갈제

물살이헤적헤적품을헤쳐요.

그리운우리님은어디계신고.

가엾은이내속을둘곳없어서

날마다풀을따서물에던지고

흘러가는잎이나맘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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