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일지] 커피공장에서

여름방학40일계획에서

1/2인20일을의미있게보내고져

힘든노동을하기로했다.

30여년건축업을하는고향친구에게연락하니

내가할일이라곤건축자재트럭을운전하는일뿐이라

사양을했다.

며칠후아파트게시판에구인광고가게시됐다.

전화를넣으니나이부터묻는다.

오십중반이란나이에전화기저편에서마뜩잖은눈치다.

써주기만한다면젊은사람못잖게하겠다고하니

다음에연락을주겠단다.

엊그제계곡폭포속으로들어갔다가귓속에물이들어가

이비인후과에서치료를받고계단을막내려와차문짝을여는데

낯선전화가왔다.

회사名을대면서자신의직책을말하는데

잘못걸려온전화라고의아해하는데내이름자를댄다.

그래도어리둥절했다.

이비인후과에서귓속에무슨약품을집어넣더니만

헛소리가들리나보다하는데며칠전전화를줬던공장이란다.

무엇보다내계획과일치하게끔20일간의일이었다.

내달이추석이라추석선물용커피선물세트물량을만든단다.

농협건너편에관광버스가도착하여올라보니사람이많아좌석이없다.

맞바로공장으로가서현장으로투입됐다.

우선안전교육을시켰다.

맨앞자리에서열심히교육을마치고막일어서는데

건너편젊은총각들뒤로누군가몸을감추는데

무단결석으로보름여가넘어가담임의애를태우는3-2반은지가아닌가.

나이들어뵈려고한껏화장을한꼴이한심지경이었다.

"야,이노마.네가여긴우짠일이냐."

"아고고..선생님.히힛!~"

"넌미성년자인데이런곳에오면안되는데어찌된게냐."

"……"

"아버지나어머니는아시느냐?"

"……"

"저오빠들은무엇인고?"

잠시공장책임자가이름들을호명하면서체크하는혼잡스러운통에

어느결에도망치듯이사라졌다.

저녁에제놈담임의부친상에문상을가는것을아는지모르는지

배실배실웃다가슬몃없어졌다.

웬수는피해가지못할외나무다리에서만난다더니..쯧!

나이는내가제일많았다.

무더운날씨로시작도전에얼굴로땀이흘러내려눈까지쓰라리다.

우선머리에손수건을질끈동여매고젊은이못잖게해보자고다짐하면서

잔뜩긴장을하고생산라인을바라봤다.

일거에많은것을얻기란참어려운일.

이무더운여름의한복판에서

그무엇을얻고자저후끈하고후덥찌근한생산현장으로과감히뛰어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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