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바다엘 다녀왔습니다
추억
-조병화-
잊어버리자고
바다기슭을걸어보던날이
하루
이틀
사흘
여름가고
가을가고
조개줍는해녀의무리사라진겨울이바다에
잊어버리자고
바다기슭을걸어가는날이
하루
이틀
사흘
먼길을달려당도한바다는
거기그대로있었습니다.
바다와수평선의경계는사라지고
흐릿한시야가득파도만넘실대는바다
그쓸쓸한바다가있었습니다.
안개인지서러움인지
다가서면멀어지고
물러서면이내다가서는바다.
무장무장달겨드는파도가
왼종일쓸쓸한바다
그바다엘다녀왔습니다.
돌아오는길
안개인지서러움인지
희뿌연시야가득
신새벽열여드레달빛이
내내날따라왔습니다
가슴에응어리하나있어
바다에몰래담가놓고싶었는데
끝끝내날따라오는서러움하나.
다른가슴한편에
또다른응어리하나만
더보태고야말았습니다.
다가서면멀어지고
물러서면이내다가서는바다
그바다엘다녀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