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안거

心身의하안거에들어보낸

여름의한절기.

오체투지일백팔배로

치열한여름의

더위를넘겨가면서

미륵부처님발아래엎드려

법당마루에이마가닿도록

무아경의나와대면하다.

어느뜨거운여름날.

산에올랐다길을잃고헤매이던중에

길이닿지않는낭떠러지기를만나

벼랑아래로쓰러진

나뭇가지를잡고가까스로내려선

임도에서의막막함.

그산길에서

또하나의낯선나와만나다.

산신각에들어백팔배를올리고나서는마당으로

빼곡한질경이.

하안거에서막해제일로나오는

여름의끝.

오오래잊혀졌던인연들과

까마득한기억의저편으로의넘나듬.

심신을청정하게

걸러내고씻어주는하안거의意式

법당마루로뚝뚝,떨어지던

백팔배의땀방울이긋고

이마로지나가는산바람.

心身의하안거에들어보낸

여름의한절기가흘러가는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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