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 1947년

내고향칠월은청포도가익어가는계절.

포도씨가없는청포도는

엄니가드시기참좋은과실.

무더위에맥주한잔

거기청포도를안주삼으면제격인절기.

임금님수랏상이별거드냐.

눈이어지럽도록헷깔리는성찬에누룽지숭늉개운타.

배불리먹었으니인쟈팔봉을넘어가긋다.

탁구네집에는탁구대가읎다.

붕어빵에두붕어가읎네?

1947년식단팥빵.

앙금두실한것이크기는보름달이렷다.

붕선화핀창아래

옛날식우표딱지를침발라붙여

제비다리에엮어보낼꺼나?

그곳에는엄니의친정아부지인외할아부지께서

"울숙현이가소식을전해왔느냐."하시며

1947년소인박힌편선지반겨하실까?

국수많이자시구국수가락같이건강쫀득허게사셔유.

봉숭아대신메니큐어곱게바르신손톱.

예뻐서한번잡아보니다.

불현듯다가서는1947년고향.

막걸리좋아하시던아부지는어데가셨나.

번지읎는주막거리에는비만나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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