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섬 소매물도

통영을일컬어[동양의나폴리]라고했다던가.

아름다운남쪽바다다도해상의풍광이우리를맞다.

제일찾고싶었던청마문학관을오르는돌계단에서

유일하게존경해마지않는청마유치환님의체취가배어있는

육필원고와생전의사진을돌아보며무언가채워지지않는

아쉬움을지울길없없다.

[사랑했으므로행복하였네라.]

문학이라는것이이런것이노라.

서정의깊이가이런것이노라.

연모의정한이배어있는사람의生이란이렇듯애틋함이러니..

소매물도선상에섯다.

머릿결을간지럽히는바닷바람과뱃머리를부딪는파도가

흰포말로부서지며내는단조로운물소리가꿈결처럼아득타.

열서너개의파도간격으로뱃전으로밀쳐오는큰파도.

저렇듯몇넘이의파고를겪어내면다가오는격랑.

우리네삶도저와같아서

주기적으로찾아드는큰파문이

마음안으로들이치며흔들리며사노니..

만경창파에배띄워놓고고기잡는부부의고단한이마에

아침이차르르부서진다.

큰파도를넘어넘어흩뿌리는빗속을헤치고서

그예끈섬에뱃머리를잇대고우리를부려놓고떠나가는배.

차츰날이벗어지며구름이바다끝수평선부터섬까지를얕게덮다.

남매바위쪽길을택해벼랑끝길을걸어

오솔길로연한길위에서다리를쉬며턱괴고하냥없이바다만응시하다.

섬섬섬섬섬.

절해고도작은섬소매물도.

가끔씩외항선이지나고

방목하여키우는흑염소가매헤헤앰!~울면

다시찾아드는정적.

이섬에서며칠만살자.

무장무장달겨드는외로움일랑안으로삭혀두고

갯바람에언뜻묻어오는

뭍으로뭍으로만향하는그리움일랑은눈물로씻자.

누구마다의生.

이세상에와사는게무엇이드냐.

외로움에그리움을말아

홀로목젖으로끄등겨넘기는일이아니드냐?

갯바람과해풍에실눈을가늘게뜨고

수평선멀리까지노래를흘려보내다가

배낭을챙겨등대섬으로오르다.

버리고떠난폐허

악다구니로바다를일구며살다가

삶이구차하여고향을버리고떠난자취

그대다시는고향을찾지못하리.

구리빛으로그을린원주민의왁왁대는소리

허허로움으로섬구릉에메아리치고..

섬.

너는아름다운데

사람의삶은저리도고단쿠나.

섬정상에폐교로남아있는분교를뒤에남겨두고

동백나무숲으로연한길을따라섬허리로난길을따라내려가다

작은섬의등대

바닷길이열려서섬과섬사이를걸어서건너다.

섬과섬사이에는

먼바다에서부터표류하여떠밀려온

그리움들이쌓여있었다.

등대로오르는목책난간마다에까칠한감촉의갯내음

바다건너뭍으로부터날마다묻어오는그리움.

산정상에정좌를틀고앉아

먼먼수평선의하늘과바다가닿는곳을

하염없이바라보다.

나는여기앉았는데

그리움들아너희는어디메쯤에있다더뇨.

세월이흐른다는것이무엇이드뇨

흔적으로만침묵하는지난세월.

젊은이들의무리속에서박속같은하이얀웃음으로

문득다가오는그리움.

무연히바라보는해변으로

찰랑이는물결

흔들리는파도.

멀어지는수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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