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한가로운 날
가을을맞으러
동해로가는길.
잠시쉬어넘는길.
마음이한갓지다.
항포구에들어어시장을
어슬렁거리는마음.
비릿한바다내음이좋고
시끌한시장통에서만나는사람마다
활기에찬모습의부지런함이
좋다.
수조가득넘쳐나는해산물.
그싱싱한기운이
내안에서용솟음치다.
사는것이시들하거나팍팍하면
가끔씩재래시장에나가볼일이다.
이것저것골라주는그대로
회센타에들러
쐬주한잔에섞어마시는싱그러움.
입안에서스르륵녹아드는감칠맛.
입이호사하는날.
주문진항포구에서
회를주문하여
맛진주문을하고선에
감사의주문을
읊조리다.
철지난바닷가의한가로움.
눈을들어수평선.
고개숙여
금모래
고개들어
은모래.
바다기슭을이리저리드나드는마음.
무엇이한가함이고
무엇이휴식이런고.
발아래로찰랑이는바닷물.
먼발치로
물고기떼.
넓고넓은백사장에
수평선하나그려넣고
한가로운구름두어조각그려넣고
여름의발자국들무수히그려넣고
낮은해조음을싣고오는
작은포말로부서지는흰파도하나그려넣고..
턱고이고한나절.
깨끗한청정해역에서
안해는바닷물에첨벙들어
해초를뜯는고야.
싱그러운해초만큼이나밝은안해얼꼴.
가을이구나.
송사리떼노니는
철지난바닷가에서의
이한갓진마음.
오늘은마음이한가로운
참
좋은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