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일지] 네개의 귤

오늘도보무도당당하게

야간경비임무를수행코자저녁출근을하다.

나는야밤에출근하는남자로세.^^

경비반장님(69세)경비일지를쓰시다가반갑게맞아주시고

맞바로마대걸레를찾아들고추운화장실들러세척

사무실內청소로룰루랄라!~

마침수단과축구경기1대0.

수단을가리고않고싸우고있기에

나머지응원은반장님께맡기고

안심하고홀로순찰길을나서다.

외국인기숙사동에아직불이켜져있다.

필경수단사람도있으렸다.

야간조야식시간인갑다.

구운만두에카레밥이나왔단다.

창으로비친그네들의식판에는흰쌀밥이고봉이다.

밤새고생하시려면많이들드시게나.

날씨가바람이불면서어찌나매서운지

콧속까지따끔거린다.

국기봉에서파다닥,파다닥!~겨울바람이맹위를떨치는밤.

야식을먹느라잠시쉬는

땀배인공장안의냉기서린공정.

참으로열심히살아가는젊음들이다.

이네들이이렇게힘들여일하는

이야심한밤중에

이제껏나는얼마나편안한잠자리였던가.

나는언제이렇게부지런했던가?

나는언제신새벽에까지일을하다가

땀에쩔은옷을벗어걸고

잠시잠깐의솜같은휴식에감사해했던적이있었던가?

다시금기계가돌아가는소리와

야근자들의망치소리가

멀리겨울바람이지나가는들판저쪽

옆공장에까지메아리가친다.

축구가끝났는지

아름다운사람故이태석신부님의일대기를방영한다.

마음으로커다란강폭의강물이출렁거린다.

먼나라까지찾아가한센병나환자들을위해자신을과감히버린聖人.

소록도신현복(87세)할아버지의장학금후원談.

서울의작은집을정리하여어려운대학생들몇에게나눠주고

그도모자라다달이나오는정부보조금을

또자신보다어려운

손자같은학생들을위해모아놓고계신단다.

이추운날씨에갑자기

내가슴한켠이

부끄럽게뎁혀온다.

박태석신부님을그리워하며영정사진을가슴에보듬고오열하는

저먼나라아프리카의검은눈물.

그예끈내눈자위도붉어지며

휴지말이를더듬다.

허름한작업복에남루한야간출근조아저씨가

경비실문을살짝밀치고

수줍은미소를머금으며쭈볏쭈볏내게건네준

샛노란귤네알.

온몸으로번져나가는훈훈한정감.

*******************************

나혼자행복하려면

모두가불행해지지만

남을행복하게하려는마음은

모두가행복해진다.

******************************

캄캄한이밤.

눈에보이지않는

검은밤하늘눈구름위로도

아름다운북두칠성은높이높이

영롱하게흐르고있으리니.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