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니의치매끼로인한
분노감이극치를이루다.
그예끈그여파가안해에게까지갔다.
평소불초자식이되더라도
자식인내선에서더나가지않게끔
그렇게도악역을자처했었건만..
고향마을높은봉이에서집안종중계가있어
참석차일찍넘어가서얼마후
안해의다급한전화가형님전화로걸려왔다.
엄니가안해에게
막무가내로욕설과삿대질을하시는통에
감당이안되어전화를한것인데
여간당황스럽고곤혹스러운것이아니었다.
평소안해와는살갑게참잘지내셨던양반이
날마다노인복지관에다니시는것에귀찮고화가나셨나보다.
‘나먹는밥이아까워보내는거냐?’
‘이시애미가싫어서내쫓고싶어서그러냐?’
조용히붓글씨연습중이던안해에게
갑작스레뜸금없이다가오셔서는
異年伊年하시며
차마입에담지못할욕설이란욕과삿대질까지
고성으로아파트가떠나가도록다동원하셨나보다.
이제껏살아오시면서
둘째며느리인안해에게만은
치외법권적이도록참잘하셨던양반임에
놀라서울면서집밖으로쫓기듯나서는
안해뒤까지따라나오시며
엘리베이터앞에서까지온갖욕설을퍼붓더란다.
눈물이쏟아져서어찌할줄을모르며
쫒겨나듯집밖으로나서
이추운날씨에이웃친구들과지내다가
내가고향마을에서넘어온저녁판에야
안해는늦은귀가를했다.
서울형님까지집으로오셔서엄니를설득했으나
모든말이무용지물이되고
당신의고집과분노감을거두려하질않으신다.
젊은새댁시절
근동삼동네가떠르르~하도록
할머니의시집살이를혹독히치루어내신엄니.
평생술로지새신아버지의무능으로
홀홀단신같이
눈만뜨면논두렁밭고랑에나앉으셨던엄니.
당신평생에서는없어지질않을
그잠재의식속의분노감의표출이셨으리라.
이럴때를대비하여
치매전문정신과의사처방약을준비는했지만서도
일종의진정제비슷한약.
약이독해서사람이까라지며잠만자게되는약인지라
불쌍해서차마엄니께드리지는못하고있는안해.
어찌해야만하는고.
이런치매끼현상이이제간격을더욱좁혀
자주찾아올것일진데
이를어찌해야만할꺼나.
대책없이구제역의사선을넘나드는농심이나
대책없이어머니의치매끼를넘나드는자식된마음이나
똑같은마음이다.
자동차와이퍼를아무리작동시켜도
오늘같이추운날씨에는
차가운얼음조각으로앞이덮혀버리듯
아무리엄니를설득하고달래드려도
도통돌파구는고사하고
앞이전혀안보이는家長의비애.
어이할꺼나.
어이할꺼나.
이를어이할꺼나.
주차장에주차시키면서맞바로집으로오르질못하고
망연히운전석에앉았으려니
대책없이막막한가슴이
고향마을로넘어갔다오는길목마다에구제역약품이뿌려진자리가
금방얼음으로굳어져앞이도통뵈질않는
앞유리창과같은이내심사.
그저미안코고마운안해의눈물을닦아주면서
말없이등짝만토닥,토닥.
마음이참우울한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