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전에후배로부터선물받은트럼펫을모처럼의한가한날을맞아꺼내어닦다.
저트럼펫을봄날무릉계곡을찾아
골짜구니에서운해에잠긴높은봉우리를향해힘껏불어야겠다.
아침바다갈매기비상하는새벽바닷가.밤새고기잡이로지쳐항구로들어오는
뗏마선상의고단한어부의귓전과뱃머리에부서지도록불어야쓰것다.
고요한날고향시냇가를찾아시원한나무그늘에앉아불면
이마에흐른땀도서늘히씻어줄테고..
산벚꽃흐드러지는봄날에야어찌산위에오르지않으려오?
평화로운바닷가풍경속으로들어가앉아한나절을불다가…
시원한대청마루에서수박화채한그릇뚝딱,비우고정좌를틀고앉아불어야지…
붓글씨쓰는안해옆바깥베란다에앉아고향마을에서읍내까지를향해퍼져
나아가도록힘껏불어야쓰것다.
시원한폭포수아래에서물소리에섞여드는트럼펫소리도참금상첨화렸다?
저기저꽃자리에퍼질르고앉아
앉았는듯누웠는듯
꽃다지를끌어안고그리움을토악질하듯그렇게불어야쓰것다.
방파제끝아스라한등대를향해
저녁바다은빛수평선까지은은히퍼져나아가도록
또그렇게불어야쓰것다.
바닷가벼랑위해송을타고오르는
해풍을거슬러
저기저섬과섬사이를이리저리넘나들것이고..
신록으로우거진저산능성이를넘어
천리밖그리움에게까지닿도록
아련히그리워하는마음되어
산능선과산을넘을것이고…
펑,펑,펑,함박눈쌓여걸음조차힘든겨울산을올라…
겨울산정상마루에서칼바람을맞으며..저기저바람찬보라매의청청한마음
되어흰겨울산능선과능선을건너건너서내트럼펫소리도퍼져나아가려니..
보라매힘찬날개깃창공위에얹어보려니…
저녁노을아련히지는바닷가선창가에서
비릿한갯내음코끝으로후드득,긋고지나가면
그렇게하루해는지리니..
눈내리는고향마을뒷동산
어릴적뛰놀던소나무아래에서서
산아래고향마을쪽으로불어제껴야쓰것다.
오늘같이밤내눈내려환한겨울의한가로운한낮
베란다에통마루에앉아
읍내를향해트럼펫이나불어야쓰것다.
春
夏
秋
冬
우리네生도저와같으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