馬上에서내려네비라는신식물건을초행길동무삼아봄길을오르다.
법정스님의체취를맡고자스님이거하시던길상사에당도하야보니정오녘.
북악의넉넉한품안에아름다울세.
뒷짐지고봄볕바른뜰을거닐다보니.
번잡스러운일상에서비켜앉은마음고요타.
세상잡사에무슨할말이그리많았던고.
아서라~나고요한마음에깊이들련다.
고요함으로솔아,솔아,푸른솔아.
고요한뜰에따순봄볕.저렇듯절기를짚어무장무장가는세월.
길상사를나와북악아래서길을묻노니.삼선으로갈까삼청으로갈꺼나.
북악의품으로들어길고긴둘레길을터벅터벅걸어넘는길에멀리건너다뵈는남산.너반갑고야.
한양천리길을찾아온길나그네에게북악은정성을다하는둘레길로예의차린배려.그또한고맙고야.
코쟁이외국사람들이지도들고헤매도는북촌길을내려오니.
근엄하고지엄하신헌법재판소동헌마루.
그아랫길을걸어내려와안국에당도하야문득앞을보니오날의목적지인인사동이렷다.
한양선비님네화선지에화폭을보태어은은한묵향감도는서예展.
한양골에홍매화아래유유히노니는원앙한쌍.그예끈봄님이오셨고야.
어흐!~요염하고고고한자태호접란.날러는충청선비하려니널랑은한양기생하려므나.
아름다운꽃나무에나비너울너울나니는인사동의봄날.
눈부시게모란작약에화초장.
옛선비고택마루에앉아고단한다리를쉴적에봄볕쏟아지는뜰.차한잔의따스함.
길가양점방가득어여쁜색조를머금은복주머니에신행길예단.
새악시가마타고울고넘던북촌마을.서방님따라눈물겨운시집살이석삼년길에펼칠원앙목침에꽃신.
내걸어내려온먼북악기슭에서탁발을내려오셨는고.
부모님북망산에묻고불초자식죄인된마음으로하늘을가렸을꼬.어허~대지팡이짚고가는저과객.
서러운시집살이눈물나누나.남바위비단저고리에애처러운저처자.
부처님께백일기도를드릴꺼나.신령님께천일기도올릴꺼나.
장사치들의호객소리에섞여이리기웃저리기웃.어허!~떡메에인벌미치는소리.
인사동끝자락번잡스러운시장통에서북악둘레길을걸어내려와북촌에인사동길.그긴여정을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