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나네

고교시절

야외용텐데이블에얹어듣던LP판.

여드름빼곡히박혔던얼굴을거울앞에서서

데이트나가기전

교련복칼같이다려입고설레이던가슴.

그때그시절의사춘기적첫사랑.

열병에들게하던첫사랑단발머리소녀를

깊은밤책상머리에턱고이고생각하며듣던

그치직거림에섞여아련히듣던노래.

이나른하고눈부신봄날

먼지앉은LP판들을꺼내이리저리정리하다가

소년같이수줍은미소를짓는

자켓속의조용필사진을가만히들여다보며

아무도모르라고혼자만생각나는추억.

빙그레미소지으면

세라복예쁘게차려입고자주색가방을단정히들고

등교길언덕배기를내려가던

그소녀의찰랑거리던단발머리와

여드름투성이교련복차림으로

멀찌기떨어져걷던그봄날그아침을생각하네.

버스에오르면고얀히설레던가슴

그녀앞에서면가방을무릎에받아주던그少女,

이봄날눈부신햇살아래

생각이나네.

생각이나네.

아..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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