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고향땅

비오는데우티키일할겨?
글쎄비가원체많이와야지.
여튼이따가전화하지뭐.막걸리나한잔혀.
그려..이따가전화혀.

고향친구밭일을거들기로약조를했는데비가쏟아지다.
점심을먹고나자마자전화오다.
돼지고기술안주꺼리를사들고넘어가다.
친구사랑방에앉았는데마당한가득빗소리다.
오늘은일못하겠는걸?
막걸리나마시지뭐.
그려..오늘여기서자고가야겠어.
자고가.아랫목에몸지져.
방바닥이따닷하네.
텃밭머리에서소변을보면서백운산을올려다보니
산봉우리마다에구름이걸쳐있다.
仙景이따로있다더뇨?금강산이어디러뇨.
밭머리에서니밭고랑비닐에떨어지는빗소리소란타.
평상에다벌려놓은술자리에친구와마주앉다.
마시다가본대리에사는친구를부르다.
다섯이서둘러앉아막걸리를마시다.
소젖을짜러한친구는가고..
술이모자라술사러나가는데비가그친산천이말끔타.
매산을넘던구름들이산허리골짜기에걸쳐있다.
사랑방으로술자리를옮기다.
돼지고기볶음에막걸리취기더욱오르는데
마당으로뒷들창으로빗소리솰솰~~
또다시비가내리다.
바깥채가마솥아궁이에불을때다.
취기어린눈앞으로일렁이는불.
마음이따뜻하다.
비오는어스름녘마당으로깔리는저녁연기.
콧속까지구수한연기내음.
바깥으로불이내면서눈이맵다.
마당으로지붕으로떨어지는빗물.
가뿐한몸을일으키니아침.
점심같이먹자는강거리친구전화.
밭소롯길까지나온친구와셋이서
칼국수에고추장벌겋게풀어어릴적국수맛으로먹다.
또다시쏟아지는비.
차를되돌려쌍봉으로넘어가다.
샘가에서술안주꺼리를장만하는친구들과반가운악수.
등까머리로쏟아지는봄비가시원타.
고향친구들과빙둘러앉아閑談으로마시는막걸리잔.
여기저기고향친구들이죄모여앉으니일곱.
이렇게한꺼번에일곱이나모여앉기는참오랜만이네그랴?
마셔도마셔도취기는오르지않고
집으로넘어오다가사창리구판장마당에또앉았자니
마당옆친구가집으로또부르다.
이런저런농사이야기며
왠간히속썩이는농기계이야기를
남에일같지않게귀기울이며묵묵히듣다.
취기어린고향친구의웅웅거리는말소리와빗소리가
더없이정겹게어우러지는내고향.
내친구들.
내그리워하던고향이러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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