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빛을받은등꽃나무아래벤치에한참을앉아고요롭기그지없는운동장을턱괴고앉아응시합니다.
오랜만에안골로넘어가초동친구형찬이를찾았더니낮잠에들었다가화들짝,깨어일어반겨줍니다.
미안한마음에읍내중국집에들어짜장면탕수육에빼갈을곁들여오랜만에이러저러긴이야기를나눕니다.
세월이가는가봅니다.염색으로감춰둔친구의귀밑머리가더욱많아졌습니다.세월은아름답게가는데친구의
병색은더욱깊어집니다.홍안의소년이었던친구얼굴을기억해냅니다.화무십일홍입니다.보태어고단한
세월에슬픔도깊어갑니다.거푸마시는빼갈잔을채워주면서친구가내밷는얼콰한말들을고개를주억이면
서주워담습니다.내눈자위도슬픔으로깊어지려고합니다.
다시차를되돌려친구를안골마을로데려다주고구판장마당을돌아나오며백밀러를보니저녁해를안고석고상
같이서있습니다.
사람사는일이
하루해고단한일이끝나
저저녁빛가득한논배미에서
無心히고요한마음으로삽을씻는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