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의 적요
버찌가농익어가는초여름의한낮입니다.
벚나무아래에서버찌를손안가득따서한입에털어서넣었습니다.
의외의짙은당도에또따서입에넣고다시금따서입안가득넣었습니다.
흙탕물에서꽃을피워내는연을바라보며꽃같이아름다운사람의연들을생각합니다.
수변에핀야생화의낮은꽃들속에더낮은수련을바라보다가下心에잠겨들어봅니다.
길나그네쉬어가라고시원한원두막을지어놓고고단한길손을부르시는그인정이고마워집니다.
고요한수변에앉아실눈을뜨고건너다보는저편뫼뿌리의수려함에돗자리를깔았습니다.
마음이고단한날에는심심산골의한개바위같이그렇게살고싶습니다.
또다시사위는고요한데뻐꾸기소리아득하게들려오는중에산꿩우는소리가깝습니다.
바람소리와뭇새들의지저귐과가끔씩하늘을지나가는비행기소리에눈이스르륵..감겨듭니다.
단잠에깨어일어텅빈산야를눈부시게건너다봅니다.
초여름한낮의눈부신적요.
내가있는것인지
없는것인지조차
애매모호해지는
깊디깊은
초여름한낮의행복감에
가부좌를틀고앉아
내안을비워내고앉았습니다.
그것은
고요하고도텅빈
가득함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