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의 적요

버찌가농익어가는초여름의한낮입니다.

벚나무아래에서버찌를손안가득따서한입에털어서넣었습니다.

의외의짙은당도에또따서입에넣고다시금따서입안가득넣었습니다.

이고요하고외진동네가연꽃마을이랍니다.

한낮의뜨거움과가뭄으로녹조현상이졌음에도왜이리도처연스레아름다운지요.

흙탕물에서꽃을피워내는연을바라보며꽃같이아름다운사람의연들을생각합니다.

남은여생일랑은아름다운사람들이모여사는동네에서어울렁더울렁연꽃같이살아가야겠습니다.

너도꽃이고나도꽃일진데무예잘났고누가못났다하던지요.

수변에핀야생화의낮은꽃들속에더낮은수련을바라보다가下心에잠겨들어봅니다.

길나그네쉬어가라고시원한원두막을지어놓고고단한길손을부르시는그인정이고마워집니다.

고요한수변에앉아실눈을뜨고건너다보는저편뫼뿌리의수려함에돗자리를깔았습니다.

마음이고단한날에는심심산골의한개바위같이그렇게살고싶습니다.

미풍에도반짝이는포플라나무들이바람을불러오고물결을만드는수변에는

산꿩이울고간자리에어여쁜감자꽃이피어났습니다.

그곁에돗자리를펼쳐놓고소박하게마음안에點하나슬몃찍어서신선같은點心을에워봅니다.

또다시사위는고요한데뻐꾸기소리아득하게들려오는중에산꿩우는소리가깝습니다.

바람소리와뭇새들의지저귐과가끔씩하늘을지나가는비행기소리에눈이스르륵..감겨듭니다.

단잠에깨어일어텅빈산야를눈부시게건너다봅니다.

초여름한낮의눈부신적요.

내가있는것인지

없는것인지조차

애매모호해지는

깊디깊은

초여름한낮의행복감에

가부좌를틀고앉아

내안을비워내고앉았습니다.

그것은

고요하고도텅빈

가득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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