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떡

비가종일토록내렸다.

궁금한입맛에

향긋쫀득한개떡을만들어날궂이를하다.

방앗간에서쌀을빻아다가봄날의쑥을섞어

밑반죽한쑥개떡을엄니와마주앉아빚다.

이즈음의보릿고개에는어느집이나양식이궁해졌다.

춘궁기에는아이들버짐이더욱허옇게번져갔고

머리기계총도더욱기승을부렸다.

모든아이들에게는어른들못잖게힘든보릿고개였다.

바람부는보리밭에서면구수한보리내음이

더욱허기를깊게했다.

성냥을훔쳐다가보리밭가에서보리청태를해먹었다.

익은보리를따다가불에구워서먹으면

입가로번지는검정떼기.

보리를훑어다가절구에찧어서

거친보릿가루와

쑥을넣고버무려만들던개떡.

꺼끌꺼끌한감촉으로목을넘기기가

여간고역이아니었지만

짭짜롬한보리개떡의맛은혀끝에서갈칠맛이났다.

모시보자기에싸서찬장깊숙히넣어두고

할아부지오시면먹자는엄니의말씀을

참을성없는뱃속의요동침으로

한개만먹자고몰래꺼내훔쳐

뒷곁장독대옆에앉아아껴서베먹던개떡.

딱한개만더먹고는저녁에식구들과같이먹자던

굳은결심을허망하게하던개떡.

이런개떡같은경우가어디있는가?

야금야금빼다가먹고보니남은개떡은두엇.

저녁판에들에서돌아온엄니께

부지깽이로종아리를맞고쫒겨나굴뚝머리에앉으면

저녁연기마당으로낮게깔렸다.

방에도들어가지못하고쫒겨난그저녁.

처량하게초가지붕아래에서듣던

그유년의빗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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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으로빗소리솰솰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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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떡곁들인저녁에

막걸리한잔어찌없을소냐.

언제나불효막심한이자식.

늙은엄니에게그저녁같이종아리나맞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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