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

늦은밤깨어일어

나만의공간인베란다통마루에앉아

작은라디오의헤드폰을쓰고

따끈한우유한잔을전자렌지에뎁혀서

고요하게잠든집안의모든조명을소등하고

읍내고즈넉한밤풍경을내려다보며음악속에들다.

어둠속에무엇인가물컹한물체가손에잡혀

손전등을비치니

오,달팽이한마리.

제놈도놀랐는지오줌을질금거리며화분쪽으로도망을간다.

아무리열심히기어도안되겠는지

몸만길다랗게늘리기에

손으로살며시집어서화분위에사뿐올려주다.

잘지내라고분무기로촉촉하게물을분사하듯뿌려주고

다시금우유잔을들고음악속으로들다.

고요한읍내풍경과

개구리소리가득들려오는밤中.

다시따순우유잔을

손으로감싸쥐면서깊어지는思念.

달팽이같이느리게살아가는

것에대한小考.

스스로의달팽이적삶으로

느리게살아가는이시골살이.

고향의너른품에서

달팽이같은느림으로

이러저러한세상살아가리라.

아,

사람은무엇으로사는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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