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친구
오랜만에날궂이로초동친구들과
점심을겸해술한잔하다.
연전에먼저세상을등지고우리곁을떠난
초동친구를이야기하다.
향우회모임을가진고향앞큰마당에서
맞바로건너다뵈는외딴집
수실말에서방죽말로넘어가는길가양의쓸쓸한집
처자식을이세상에남겨놓고저혼자가버린
초동친구없는낯선집
저노을이지면이내찾아드는어둠같이
이제는잊혀져가는초동친구.
유년의나날
방링이산으로진달래꽃창꽃한아름꺾어안고
산비탈에넘어져때굴떼굴구르던
그유년의언덕배기
고향향우회회원명부에서도지워져서잊혀진친구.
잊혀짐.
살면서
누구에게서잊혀진다는것은
참으로쓸쓸한일이다.
그것이이승이되었든저승이되었든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