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창가에서

소낙비가한차례시야가득

희뿌옇게쏟아지더니

비긋고지나간운동장이깨끗하니고요합니다.

따스한온기가있어

씁싸롬한원두커피향이

이렇게비오는날에는참좋습니다.

……

그바다에

몽환적인안개가구릉가득히자욱하였습니다.

안개입자를걷어내고자세히시야를밟으면

들꽃들이낮게깔려있어

발걸음이둥둥떠다니는안개입자에휘청거려

구릉을오르는바닷가오솔길이가늠되질않았습니다.

미로의나날들에서

유일한돌파구가하늘이었고

바다끝수평선이었습니다.

에어버스창으로단단한구름산맥같은뭉게구름이나타났다가

갑자기난기류를만나뚜욱~떨어지는아찔한현기증

돌자길길위를가는듯한흔들림.

잠시후

눈아래로펼쳐지는남해바다는넓고펀펀한운동장같이

은빛으로잔잔했습니다.

살아온날과

살아갈날들의모호함으로

혼미하던思考.

그아뜩하였던날들에서

이렇게세월을지나한참을멀리에와있습니다.

그하늘과바다에

버리고떠나온것들에서

이렇게무장무장그리움으로다가서는

나자신과조우합니다.

다시먼바다를건너

몽환적인그곳에당도하여

여전히안개속같은미로의나날에서

옅은한숨으로

안개낀그길을걸어

피안의땅을갑니다.

허허바다같은지난한세월

가지않은그길을더듬어갑니다.

……

식은커피잔을다시움켜쥡니다.

손아귀를빠져나간온기를

내체온으로다시금뎁혀봅니다.

눈앞이뵈지않게소낙비가또쏟아집니다.

비오는창가에서

가느다랗게온기로남은

씁싸롬한원두커피를마십니다.

그리고는읽던책을덮습니다.

삶에서느낄수있는최대의자유란

虛無일뿐이다.

옅은한숨으로

세월을마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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