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마을쪽으로한바퀴돌아서
초등학교를찾아봤습니다.
그렇게컸던느티나무는그냥오래묵은나무였을뿐
평범하니왜소하기까지한나무였습니다.
교실뒤솔밭이없어지고
현대식으로모두바뀌어옛자취간데없이바뀌었지만
뛰놀던운동장은그런대로모양새가남아있었습니다.
내마음의꽃자리인쌍봉국민핵교.
초등학교아닌국민핵교로남아있는그곳.
교실벽이시커면타르를바른송판떼기였지요.
한겨울의쉬는시간이면
그양지받이로쪼로르몰려나가
따사로운햇볕을쬐면서쪼잘거리던그교정.
저낡은흑백사진속의지지바들이었던여자동무들은
적당히뚱뚱해진아줌마에서
이제쯤에는손주재롱을볼할머니로바뀌어가겠지요.
이제다키워낸자식들결혼식에서나만나보는여자동무들은
너무많이들변해서이름자를듣고서야반가워손을잡습니다.
새침떼기였던지지바는멋쟁이중년이되어
귀부인티의성장을차려입고넉넉한미소를짓습니다.
사내같았던지지바는조신한중년이되어
다감하니옆자리에다가앉아먹거리를챙겨주는따스함이배어
나를감동시키면서나름의중후함으로
세월속에함께나이들어갑니다.
(증축한시멘트신식건물앞지지바덜.이젠할무니들돼서만나두이응몰라보것시유.)
추운겨울날
길고긴교장선상님의에또~훈시가있는
조회시간이면앞친구독꼬리위로스멀거리며기어오르던서캥이.
빙둘러친플라다나쓰나무에각동네마다
아침조회시간전에편을갈라징어잡기를했던곳.
1원에두개였던제비표비과를
돈이없어눈으로만사먹던솜틀가게집.
그솜틀가게집뒤미류나무에선아침조회시간이면
교장선생님훈시보다더크게짖어대던까치집이
이따마시하게컸었지요?
솜틀가게아랫집새가게는조금현대화된깨끗한가게였는데
교문밖이라선지강거리쪽친구들이자주이용했지요.
그리고사진가게.
조금높은둔덕이있어뛰듯이올라섰던
그가게아저씨에게서세상나와처음겪어보는사진기를보았지요.
할아부지환갑잔치적에서는차일아래가족들을모아놓고
펑!!!~하는눈부신빛을터뜨리며찍어대는통에혼비백산하게하던사진기.
꼭대기6학년교실
칸막이를뜯어내면큰강당이됐지요?
그강당에서졸업예행연습을하면서남택우선상님께
귀밑머리를끄들려올리면서구경하던서울구경은
진짜별이왔다갔다가하는별천지였구요.
보건체조시간의율동이낯간지러워서
어색해했던것이저뿐이었을까요?
그새나라의어린이가되고자
열심히도보건체조를따라했던덕분에
이리튼실한어른으로키워준쌍봉국민핵교.
그마음의꽃자리였던쌍봉국민핵교가
이아침을이리
마음이따숩구안온케합니다.
오랜만에추억의한구석뎅이를꺼내
슬몃들춰내봅니다.
저낡은흑백사진저편에서
점점낡아가는옛추억.
이눅눅한여름한가운데
슈만의[어린이정경]을듣다가
어린날의아름다운정경이떠올라
옛날국민핵교적졸업앨범흑백사진으로
아름다운저시절을찾아갑니다.
오늘같이
젖빛구름이낮게깔리는날
눈을지그시감으시고
유년의옛추억에잠겨보시는
매양이좋은날되소서.
(맨왼쪽이상고머리찰랑거리던6-2반반장좋은날이여유.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