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허!~오늘은경상도에서충청도로넘어가는이화령이로구나.
짚세기에닿는발길몇천리였든고.
구름도청명키그지없이맑으니한양천리길이지척으로가까워진듯하구나.
저기성황당에쌓아올린돌무더기만큼이나
가슴졸이던지난날들이아뜩하도다.
잠시만움직여도우루루무너져내릴것만같았던
지난한옛세월이저리도지나가는구나.
이돌투산이고객마루를넘으면어드메인고.
선비로써가는길에風波도많았고야.
걷고또걷던이녘에
눈물도많았구나.
잠시한줌햇살이비추이는도다.
하늘이구름을벗어나는도다.
구름이하늘을비껴가는도다.
행랑아범,지필묵을내리시게.
이런산중에서만나는
저기저바위아래산수화한폭
어찌품어가지않을것인고.
화선지넓게펴서
저바위위에펼쳐보세.
먹을갈고
붓을세워바위이끼아래
무명초를그려넣어봄세.
이세상에왔다가
모든虛名다버리고
무명초같이살아갈일.
저잣거리에서
山中으로비켜앉아
한개바위아래
무명초로살아갈일이었네.
나무는꿋꿋하려하나
잔잎파리무성하여
그러하질못하였네.
어허!~날아넘는새도힘들어날개를쉬어넘는
문경새재鳥嶺이로고.
이길로곧장넘어가면충주고을이렸다.
이밤을돋아산길을내려가면
시원컬컬한막걸리로목을축일
주막거리에잠시들었다가
충주고을에서하룻밤유하고길떠나가세나.
조령이라육십리산길에
나비가꽃을희롱하는도다.
날러는어이하야
님도없는조령길
이홀로가는가.
어허!~앞에가시는선비님네.
그대가시는길어드메이신고?
나비와꽃이함께노니는문경새재
이화령을나홀로넘어왔소.
먼길가는외로운사람끼리
이제남은鳥嶺일랑은동행하여넘읍시다그려.
뒤돌아보건데
지나온저산등성이넘어넘엇길이
아득히도멀고멀었소.
굽어보면어머니같은산길도있었소.
바람한점없이
나무잎조차잔잔한
고요한길도있었소.
위를올려다보면셀레는희망으로
가슴뛰는길도있었소.
그리고
광풍뇌우로세상이거꾸로쳐박히던날도있었소.
하지만이제
저이화령을넘고넘어지나왔듯
그또한저리지나가오.
선비된마음은소나무기상같이푸르고푸르렀건마는
세상의먹장구름낙뢰로
한쪽가지를잃었소.
하지만나머지한쪽가지저리청청무성하외다.
그청청함으로다시산길을가오.
다시금짚세기꾸려
馬上에얹고
이리한양천리길을짚어가오.
폭풍뇌우비바람이드세면
바위아래에비껴앉아
잠시한세월피했다가갈일.
그세월이석삼년지나
음습히어둔빛에서저리붉게피어나는꽃으로
나비가날아와노닐고있소.
이제저녁해가비춰드는
고즈넉함으로
이리편안한길을그대와함께가오.
잠시나무지팡이세워두고
청랭하고달디단생명수를마시고
기운차려길을재촉하여
새들도고단한날개쉬어간다는높은봉우리.
어여넘어갑시다그려.
산비얕깎아지른벼랑길도
정선비그대를만나
먼길의道伴으로기껍게넘어가오.
고단하고험난하던
이화령길
조령산길.
그길을벗어나넓고편안한林道를걸어가는날들에서
옅은한숨으로지난날을조상하오.
산아래
사람이사는마을이보이는것을보니
어느덧충주고을에당도하였나보오.
선비가가는길에이정표를세워
세상길험로가닥치더라도
그대와나
꿋꿋히나아갑시다그려.
미안코고마운道伴으로
그냥묵묵히선비의길만가려오.
짐짓모르는듯표현없이
그렇게또餘生의먼길을가오.
길가다아름다운풍광을만나면
어깨나란히앉아쉬었다갑시다그려.
산들바람불어오거들랑
그를가슴에안아천천히선비의길을갑시다.
우리가이화령에서
조령문경새재산길을넘어그예끈당도한충주고을.
柳雲亭에당도하였소.
이저녁그대정선비.
날마다쓰시는붓글씨를펼치십니다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