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따라반짝대며하늘대는여름이돌아왔다.
학교에서오자마자마루에다책보를던져두고
아무도없는텅빈집안을한바퀴돌아
부엌에서보리밥과고추장을내다가
마루에늘어놓고앉아썩썩비벼먹고
물동이에주둥이를대고찬물을벌컥대며마시고
이내바깥마당의조무래기패들과저수지로나갔다.
너무더워서논길을따라저수지를향해뛰면서
우리는웃옷을벗었다.
물가에아무렇게나옷가지들을던져버리곤
물속으로곤두박질쳤다.
꺅깍대며헤엄치는동무들을바라보며
천천히물속으로걸어들어갔다.
요사이난깨구락지(개구리)
헤엄을연습하는중였다.
내가서있는얕은쪽의물은금방뒤집혀져흙탕물로변했다.
몸으로물때가붙는것이싫어
슬슬안쪽으로걸어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