雨요일
여드레스무날엔
온다고하고
초하루삭망이면간다고했지
가도가도왕십리비가오네.
비가억수장마로시야가흐릿하다.
비오는창밖을무연히바라보며
세월속을달리다가
김소월시한구절를암송하다.
피붙이란무엇인가.
같은어머니뱃속에서탯줄에매달려
이세상에온형제란게무엇인가하는
깊고깊은사념에들다.
인천국제공항하늘을무심하니떠가던여객기같이
비행기사라진빈하늘같이
어느결에막내자식을잊은엄니의빈마음같이.
기내에서제놈형수와통화하며눈물흘리는막내나
전화기저편의막내와같이서끅,끅,거리던
안해의목울대그빈자리같이.
저리속절없이쏟아지는빗소리같이.
세월은또무삼히흘러갈게고
서로가사는일에바빠그렇게그렇게또잊혀질것일진데..
엄니께서자식들을잊으시고
계절을잊듯
朝夕을잊고
밤과낮을잊으셨듯.
우리모두가
서로간의생활에뭏혀
무소식이되어
가뭇하게잊고살아가듯.
잊자,
억수비에
억수로그리워도
억수같이잊자.
여드레스무날엔
온다고하고
초하루삭망이면간다고했지
가도가도왕십리비가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