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야 마라톤 선수

나는야

쌍봉국민핵교마라톤선수.
후보선수인친구우봉이가죽어라구연습해서
나를따라잡으려고용을써도
나는야
마지막바퀴에서꼴찌를한바퀴떨어뜨리는
나는야 쌍봉국민핵교마라톤대표선수. 전교생이1,500명였던 큰핵교운동장을주름잡은 나는야 쌍봉국민핵교4학년마라톤선수. 향우반체육대회에서 울동네높은봉우리마을대표로나가 일등을하고 운동회에서는무쇠가마솥을상품으로받은 나는야 쌍봉국민핵교마라톤선수. 아침이면제일먼저닭장으로가 닭횃대에서나를감시하는 닭넘들앞에어깨를으쓱이면서 따닷한닭알을꺼내오면 암탉들의떫은눈초리에 뒷꽁지가캥기기는하였지만 나는야 쌍봉국민핵교마라톤선수다. 부엌에서나무젓가락으로 양옆을구멍내설라므네 주둥이를대고빨면 처음에는미끈하고밋밋하다가 노른자위가입안으로들어오면서 고소하게펴저가는그맛. 작은누이가옆에서서손가락을빨아도 나는야 쌍봉국민핵교마라톤선수라서 닭알을먹어야하는것이다. 어쩌다가두알을낳으면 닭알찜으로할아부지아침상에오르던 하루에한개는마라톤선수인내차지다. 할무니말씀이 닭알이닭새끼한마리란다. 그래서그닭알힘으로 전교에서일등 면에서일등 군에서일등 도에서6등이다. 충청북도대회인 청주역전마라톤대회에서는 도시아이들이반칙을썼다. 나는흙운동장만뛰던맨발인데 그애들을운동화라는신식신발을신었다. 나두운동화만신었으면일등 자신있었다. 아스팔트라는도로를처음보고는 신작로보다매끄러운감촉을 만만히본촌놈인나. 발바닥전체가쌔카맣게죽어서 몇날을딛도못하고죽은피를빼느라 쩔쩔매는날들에서도 아침마다닭알은나의힘이었다. 그예끈세번의일등으로 우승컵중에서제일큰 놋쇠로만든마라톤우승컵을 쌍봉국민핵교에영원히기증한 나는야 쌍봉국민핵교마라톤선수. 교장선상님과담임선상님 육성회장경수아부지가 막걸리를우승컵에따라마시고는비틀~비틀. 꽹과리깨지도록신나서 껑충거리시던상쇠만수아부지는 삼일낮을온동네를 품앗이도작파하고 이동네저동네를돌고돌적에 벅구니를빙빙돌리며 울아부지보다더신나셨지. 시방도가끔쌍봉국민핵교교장실에 우뚝하게서있는내우승컵을보곤하는데 이모두닭알먹고힘이넘쳐뛴덕분인 나는야 쌍봉국민핵교마라톤선수. 이젠 분교같이아이들이줄어서 서운하지만 그래도그운동장에서면 지금도일등으로테이프를끊을것만같은 나는야 쌍봉국민핵교마라톤선수. 이저녁안해가젓가락으로구멍뚫어 내게건네는유정란이라는달걀을 쪽,쪽빨아목을넘기다가 저편아스라히다가서는 유년의 쌍봉국민핵교적추억한개. 닭알?달걀?계란? 그계란의뒷맛의고소한맛을못잊어 다시한개를먹다가놓쳐 뒷베란다에서깨져버린 계란한개가아까워 손바닥으로 쓰다듬어보는유정란꾸러미. 지난세월이나를오라부르는 나는야 쌍봉국민핵교4학년 마라톤대표선수. (으쓱,으쓱,비오는날에유정란깨먹다가동요풍의노래를들으며유년의자랑질.^^) 어스름저녁 이노래가만가만눈감고들어보서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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