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시원했지요.
물소리도시원했지요.
저기저물빛좀보아요.
우리가모르는사이에나날이아름다워졌어요.
산천으로훨훨날아가는저새들의뒷태는또얼마나예쁜지요.
논배미움벙물도참붕어미꾸라지를키우느라가만가만하늘을담고있어요.
아..둘레길이라네요.
내발길이그냥끌리듯걸어가게되네요.
왠지풀섶에어여쁜야생화들이아름다운
둘레길같아서요.
며칠동안온나라가비소식에빠져허부적거리느라꽃들이피었는지도몰랐어요.
그비에사람들은곤욕을치루었지만
꽃들은그꽃비를맞아점점아름다워졌던것을요.
자연의조화로움과자정작용이존재한다면아마도저꽃들이존재해서였을거예요.
사람들은자연앞에참으로무기력하게무너지곤해요.
꽃들은꽃받침으로하늘을떠받치기도하면서하늘과소통을하거늘
사람들은그러하지를못한가봐요.
꽃들은스스로낮아지기도하고비와바람을머금었다가땅에내놓는
꽃의지혜를가졌어요.
꽃들은이웃들과사이좋게자리를내주고
또자리를양보받기도해요.
이얼마나아름다운모습이예요?
그저푸른마음을가져야해요.
우리는언제고
욕심된마음이나삿된마음없는
저꽃빛이나논빛같은마음이어야해요.
꽃들에게서많은것을배워야해요.
사랑도배우고
지혜도배우고
아량도배우고
天地間을함께공존하여살아가는법도배워야해요.
우리는어떠하든가요.
옆에서스러져가는영혼에도고개를돌리고우리끼리도나몰라라해요.
꽃보다못해도한참못났어요.
꽃들은서로를보듬어안아들여요.
꽃가지아래그늘자리에
꽃이고단해서떨어지면
흙으로돌아게끔야생화며
풀들이서로감싸주어요.
비가많이내리면빗물을머금었다가뿌리에게내주어요.
그뿌리는나중에
뜨거운태양아래시들시들해지려는
야생화꽃들에게맑은물방울들을내놓아요.
사람이호박꽃을비웃었지요?
꽃은꿀벌들에게화분을주지요.
꿀벌들은옆에꽃들에게생명을주어요.
꽃들은미물들과소통하고도움을주고받아요.
하지만우리는어떠하던가요?
우리는
우리는
꿀만슬쩍빼앗아가지요.
꽃들이우리를바라봐요.
꽃에도눈들이있어요.
저외눈박이눈들을봐요?
우리에게원망어린눈들이예요.
그러고도사람이꽃보다아름답다고하네요.
저꽃들앞에서차마그런말을할자격이우리에게있나요?
산아래우루루서서
꽃술을매달고서있네요.
꽃들에게는꽃을피우는이유가분명히존재해요.
절기를짚어가며계절을이야기하고
바람에게도전해줘요.
바람은
꽃을피우게도하고
씨앗을잉태하게도도와줘요.
바람은
꽃이언제땅에누워야되는지를알려주기도해요.
꽃가지에서흙으로돌아가는엄숙한의식을
바람으로도와주어요.
우리는꽃들이전하는말
땅에내려와스스로낮아지는법을
알아듣질못하지요.
나락이익어갈때까지꽃은
논둑밭둑으로낮게깔리는바람으로와서는
벼이파리들을흔들어계절을불러와요.
꽃들은우리에게말없이생명을잉태하도록도와주어요.
어느때는붉은빛순정
정열의모습을보여주어요.
어느때는솜다리꽃으로
꿀벌을품에안고
지나가는바람을부드럽게쓰다듬어주어요.
바람에게전하는말은
늘상바쁘기만한꿀벌은모르지요.
꽃들만이알아요.
우리는꽃들의말을몰라요.
꽃이물에게뭐라고하는지
꽃이기슭을지나가는새들에게뭐라고하는지
우리는몰라요.
꽃들은꽃들에게만속삭여요.
우리에게는말을않해요.
말을건네와도뭔말인지알지못해요.
꽃은잎으로도이야기를하지만
우리는몰라요.
아니?알려고도하지않았어요.
꽃들이전하는말에귀를기울일때인것을요.
비바람이사납게할키고지나갔는데도
꽃들의말을못알아듣네요.
우리가꽃을꺾어도꽃은우리를꺾지않아요.
꽃들이안타까워아우성이예요.
우리가안타까워
꽃들이할말이많음에도
우리는알아듣지를못해요.
야생화는꺾지않고바라만보는꽃이예요.
고단한발걸음을잠시쉬어가는길섶마다에
꽃들이우리에게전하는말을
가만히귀를기울여들어보아요.
미물들도꽃의소리를들어요.
우리이제는
바람이전하는꽃들의맑은소리를들어요.
보아요.
보아요.
우리가는길에야생화가빼곡히피었어요.
우리
들에핀야생화꽃같이살아요.
들을지나는바람으로살아요.
우리는꽃을꺾어도
꽃은우리를꺾지않아요.
우리꽃같은예쁜마음으로살아요.
꽃이바람에게전하는말.
우리
들에핀야생화같이살아요.
들을지나는바람으로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