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책

잠을설치다가

새벽녘일찍깨어일어

서가에서책을하나꺼내읽는다.

그책에서한줄.

放下着(방하착)을이야기한다.

놓을放

아래下

붙을着

즉본래空한이치를알지못하고온갖것들에걸려

집착하는것들에서놓여나야한다고한다.

우리대부분은태어나면서부터죽는날까지

끊임없이채워가는데만급급해하며살아간다.

어쩌면우리네인생이란것이원래그렇게채우는일의연속인지도모른다.

하지만그싯점부터잡으려하는것과또버리고자갈망하는괴로움이시작된다.

붙잡고싶지만잡히지않을때의괴로움이인생을가로막기도한다.

어디그뿐이랴.

이미잡고있던것을잃어버리기라도하면

우리는더큰괴로움과한바탕전쟁을벌여야한다.

그것이돈이든명예든지식이든간에말이다.

살아가며소유하게되는많은이모든것들이인연따라잠시내게온것일뿐

그어느것도내것이아니라고한다.

그래서옛선현들이나현자들은

오히려붙잡고자했던그것을놓음으로써비로소행복을얻을수있다고한다.

그렇다고아무것도하지않은채소극적으로살라는말이아니다.

이책에서는집착하고있는마음을놓으라고가르친다.

돈을벌되집착하면서벌어서는안된다는것이다.

돈에대한집착을놓으면

많이벌어야한다는집착에서놓여나기에적게벌어도여여하게된다.

더나아가많은돈을벌었어도다른이를위해베풀때

아깝다는마음하나없이베풀수있게된다고한다.

放下着.

어쩌면이방하착속에이세상을살아가는행복의모든체계가

고스란히녹아들어있는지모를일이다.

나를놓아버리면

세상사모든세파의끄달림에서놓여나는일이다.

집착의늪과같은내마음을

내안에존재하는진정한내자리에나를놓는다면

어느새행복의한가운데서있게되지않을까하는생각으로

새벽부터아침까지읽어내린책장을덮는다.

이신선하고맑은아침.

악연의한가운데서고통스러워하는내친구에게

따스한말한마디섞인전화라도한통건네야쓰것다.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