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인연
오래묵은미류나무가로수길이
오늘날씨만큼이나좋은날.
십여년글벗으로오래사귀어온
인연꽃한송이가찾아오시는날.
뭉게구름뭉실뭉실피어오르는
구름이아름다운날.
산잔등이를넘어가는구름을바래다가
잠시의정적(靜寂).
시나브로산그림자내려오고
두런두런끊임없이이어지는옛이야기다감다감.
녹음짙은하늘한가운데를날아가는새한마리에
오래전에지나간젊은청춘을싣다.
여름한낮의치열했던밝은햇빛이차츰씩사위어가면서
낡은단청추녀아래
평안으로드는마음.
저녁햇살서창으로들적에
숲속에서들려오는청아한미물들의소리.
선방창가에날아와노래하는새
그아름다운청음(淸音).
멀리에뻐꾸기소리
더욱깊어지는고요한山寺의정적.
느티나무아래
다정한말벗의도란거림으로도
뙤약볕여름한낮은수그러지다.
연꽃잎무성히하늘을향해뻗어가는
연못가붉은꽃의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