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유도에서 신선같이 노닐다

섬으로가자.

지도를짚어가다가문득가고팠던섬선유도.

모처럼의맑은바다가고요하다.

선유도에서는마음이신선같이선듯하다.

여름의끝자락에서한가한섬.

그섬가장자리에얌전한섬마을.

그섬마을에는명경같은바다가한가로웠다.

방파제에앉아섬마을의고즈넉함에빠져한식경.

더나아갈수없는바다로향하는길.

태풍으로다리가끊겨건너갈수없는섬을하염없이바라보다.

선유도의주봉은어느각도에서바라봐도아름답다.

섬은얌전한풍경으로길나그네를푸근히맞아주었다.

무릎을세우고앉아하냥없는마음이되어바닷가에앉아포구를바라보다.

여름의끝자락을아쉬워하는몇몇의피서객무리.

간조로바닷물이멀어지며빠져나간뒤너른모래사장과아름다운주봉.

오도마니앉은사이좋은형제섬.

다시걸음을옮겨바라보는주봉의수려한경관.

문득먼바다로눈을돌려끝간데없는수평선에다눈을얹었다.

아름다운이곳이바닷가마을사람들의삶의터이기도하다니문득신선같은어부사시사를읊어보다.

궂은비가멈추어가고흐르는시냇물도맑아온다.
배를띄워라,배를띄워라.
낚싯대를둘러메니마음속에서우러나는흥겨움을참을길이없겠구나.
찌거덩찌거덩어야차!
안개가자욱한강과겹겹이둘러선묏부리는누가그림으로그려냈는가?

연잎에밥을싸두고반찬은장만하지마라.
닻을들어라,닻을들어라.
대삿갓을쓰고있다.도롱이를가져왔느냐?
찌거덩찌거덩어야차!
무심한갈매기는내가저를따르는가?제가나를따르는가?

주봉아래텃밭으로피어나는샛노란호박꽃.

그아래신선같은노송몇그루.

다리끊긴장자도를건너지못하고눈으로만건너보다.

태풍에도다리가무사한무녀도로길을잡았다.

어촌마을회관평상에서화투를치다가무심히건너다보는섬.

패를잃고자리털고일어나고개를넘는어부의느릿한발걸음.

해풍치오르는산비얕으로나앉은어여쁜꽃과섬아낙의한가로움.

오늘은어디서잠자리에들꺼나.

자전거를대여하는집조차도선유도에서는얌전하다.

어느새구름모자쓴주봉.

하릴없이바닷가에나가여름이지나간풍경을오래도록바라보다.

여름에흔적은백사장한쪽으로비켜나여름발자취파도에씻겨가는모래사장.

너른백사장한가운데한가로운사람몇이서조개를줍다.

고요한갯펄로늦은피서객몇몇의망중한을바라보며다시읊는어부사시사한대목.

물결이흐리다고발을씻은들어떠하리.
노를저어라노를저어라.
오강을찾아가려하니천년에걸쳐굽이치는오자서의원한에찬노도가슬프겠도다.
찌거덩찌거덩어야차!
초강으로가자하니혹시나고기뱃속에충혼으로사라진굴원의넋을낚을까두렵다.

더욱짙어지는저녁해무리.

외진섬안의배한척뭍에얹혀있는쓸쓸한풍경.

점점짙어지는해무에고즈넉함을그려내는선유도의저녁풍경.

주봉을지나가는해무가뒷산으로물러서는저녁.

짭짜롬한저녁바람을맞으며바다기슭을걷다.

돌아가야할시간이아쉬워모래성을쌓는저녁풍경.

해풍마져도잦아드는고요한선유도에서한갓진마음으로신선같이노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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