走馬看山

강을건너

산을넘어

적토마馬上에서산천경개를바라

바람을가르며말을달려가다

심산유곡에서말을멈추다,

얼마만에훤하게벗어진하늘이더냐.

산마루에흰구름이피어오르는산간마을로

적토마를몰아올라가다.

아무도없는산길에말을쉬고앉았는데

여름을보내는매미소리가

골에가득차는구나.

눈을들어골짝건너산을그윽히바라보는데

오,산천아너참으로어여쁘구나.

수려한너의모습

황진이보다빼어나도다.

맑디맑은금계수에

발을담그고앉아시조하나읊어보다.

山居

-이인로-

春去花猶在

봄은갔어도꽃은아직남아있고

天晴谷自陰

하늘맑아도골짜기엔그늘있어

杜鵑啼白晝

대낮에도두견새우는것을보니

始覺卜居深

깊은산골에사는뜻을깨닫겠네.

뭉게구름피어오르는산너머먼길.

적토마야,

널라와넘어가는먼길에서..

갈길은깊고

한숨더욱멀구나.

적토마야,

쉬어가자꾸나.

수연정에들어

나는짚세기고쳐매고

널랑은산을넘어오다다쳐굽쇠덜거덕거리는뒷발굽을

마방집에들어대장쟁이불러징을다시박자꾸나.

의관을다시여며

수연정에올라산을비켜가는흰구름을바래는데

어디서들려오는가

아득히먼퉁소소리.

적토마뒷굽에징을갈아끼는시간이

넉넉잡아두식경이라고하니

말안장괴나리봇짐에서술한병을내려다가

수연정정자에앉아

고요한마음으로술한잔기울이노니

절로나오는시한수.

醉後

-정지상-

桃花紅雨鳥喃喃

복사꽃붉은비에새들지저귀니

繞屋靑山間翠嵐

집두른청산에푸른산기운서린다.

一頂烏紗慵不整

이마에오사모귀찮아그냥두고

醉眠花塢夢江南

술취해꽃동산에누워강남땅을꿈꾼다.

떠나올때안해가말안장에얹어준

정성어린소찬을마져들고수연정정자에길게누우니

스스로넉넉해지는이마음.

갈길이천리인들그무에대수더뇨?

잠시잠깐쌉싸롬한오수에들었다가

깨어보니

먼산에흰구름

저혼자흘러넘는도다.

구름이가는길

하늘에따로없듯.

길나그네가는길

정해진것없구나.

이홀가분한馬上에서

스스로마음이넉넉하노니

무엇이급하고무엇이바쁠손가?

바람이부는쪽으로

구름을따라가면그뿐.

적토마발굽징쇠품에안아들고

대장간에서단숨에예까지달려오신그대에게

내술한잔권하노니

거절치마시고

구름이나안주삼아

또한잔마셔보세나?

다시말을몰아산길을넘어가다가

仙景에취해잠시앉은이곳이어드메뇨.

산촌에깊이드니

수숫대웃자라키를넘는고야.

한세상

이곳에서은둔자적으로나

살아갈꺼나.

팔베개하고누우니

수숫대위로하늘높아구름또한여여하구나.

한갓진나그네마음

구름에얹어

하냥없이흘러가노니.

높은산을넘어와

낮은능선을지나갈적에

나무위에울던새.

너는이밤어느가지에서쉬려느뇨?

이정처없는길나그네

어느산자락

어느골에들꺼나.

아서라,

흘러가는저구름에게물어보느니..

너가는곳어드메냐?

너가는곳따라가련다.

다시길은깊어지고

먼산에구름없어졌다생겨나고

길나그네생각또한없어졌다생겨나는고야.

산골로깊이들어적토마와쉬며앉았노니

정처없는나그네의

깊어지는이내心思.

시한수절로읊어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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層峯裏

-변계량-

寂寞蘿窓底

적막하구나,여라덮인나직한창가

惟聞澗水聲

오직골짜기물소리만들려오누나.

淸心談佛性

청정한마음으로부처님얘기하고

叉手問僧名

양손을모으고스님이름물어본다.

遊宦誠無策

부질없는벼슬살이정녕코뜻없으니

烟霞合鍊形

자연속에들어앉아몸과마음단련하리.

坐來山正靜

앉았노라니산은더욱고요하여

一鳥不曾鳴

한마리의새도울지않는구나.

적토마야,

널라와넘어가는저길에서

갈길은깊고

한숨더욱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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