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을건너
산을넘어
적토마馬上에서산천경개를바라
바람을가르며말을달려가다
심산유곡에서말을멈추다,
아무도없는산길에말을쉬고앉았는데
여름을보내는매미소리가
골에가득차는구나.
맑디맑은금계수에
발을담그고앉아시조하나읊어보다.
뭉게구름피어오르는산너머먼길.
적토마야,
널라와넘어가는먼길에서..
갈길은깊고
한숨더욱멀구나.
적토마야,
쉬어가자꾸나.
수연정에들어
나는짚세기고쳐매고
널랑은산을넘어오다다쳐굽쇠덜거덕거리는뒷발굽을
마방집에들어대장쟁이불러징을다시박자꾸나.
의관을다시여며
수연정에올라산을비켜가는흰구름을바래는데
어디서들려오는가
아득히먼퉁소소리.
적토마뒷굽에징을갈아끼는시간이
넉넉잡아두식경이라고하니
말안장괴나리봇짐에서술한병을내려다가
수연정정자에앉아
고요한마음으로술한잔기울이노니
절로나오는시한수.
떠나올때안해가말안장에얹어준
정성어린소찬을마져들고수연정정자에길게누우니
스스로넉넉해지는이마음.
갈길이천리인들그무에대수더뇨?
구름이가는길
하늘에따로없듯.
길나그네가는길
정해진것없구나.
이홀가분한馬上에서
스스로마음이넉넉하노니
무엇이급하고무엇이바쁠손가?
바람이부는쪽으로
구름을따라가면그뿐.
적토마발굽징쇠품에안아들고
대장간에서단숨에예까지달려오신그대에게
내술한잔권하노니
거절치마시고
구름이나안주삼아
또한잔마셔보세나?
산촌에깊이드니
수숫대웃자라키를넘는고야.
나
한세상
이곳에서은둔자적으로나
살아갈꺼나.
팔베개하고누우니
수숫대위로하늘높아구름또한여여하구나.
한갓진나그네마음
구름에얹어
하냥없이흘러가노니.
높은산을넘어와
낮은능선을지나갈적에
나무위에울던새.
너는이밤어느가지에서쉬려느뇨?
이정처없는길나그네
어느산자락
어느골에들꺼나.
아서라,
흘러가는저구름에게물어보느니..
너가는곳어드메냐?
너가는곳따라가련다.
다시길은깊어지고
먼산에구름없어졌다생겨나고
길나그네생각또한없어졌다생겨나는고야.
적토마야,
널라와넘어가는저길에서
갈길은깊고
한숨더욱멀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