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게에 쟁기실어 소 몰고 재 넘으니
그려낸한폭의
동양화앞에앉았습니다.
제책상한켠에는
연전에경복궁에서수련을
바라보다가사들고온
꽤두툼한
이서지화백님의풍속화가
있습지요.
날이면스텐드를밝혀놓고
오래도록들쳐보는
화집입지요.
널부러져잠든자식이불속에숨겨두고
곤하게취한아내밀치듯깨웠더니
하품이아쉬운양눈물을쏟아붓네.
삽살개기지개에멍하니화답하니
마누라잔소리에하루가시작이라.
소고삐짧게쥐니호흡이거칠더라.
지게를그늘삼아곰방대입에무니 머리엔새참이고등뒤엔자식달고 잰걸음재를넘어진수성찬차려놓네. 종달새노랫소리바람을불러오니 이마에땀방울이저멀리달아나네.
코뚜레부여잡고누렁이다그치니 그넓은하늘논이골뱅이되었더라.
어둠이성큼성큼등뒤에다가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