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이 오는 소리
광나루에서구월이오는소리를듣다.
하늘의구름에도구월이오고
강변에이리저리누운사람들에게도긴여름이가고구월이오고있었다.
서울살이에서자주나가앉던그때그자리에도구름아득히구월이오고
수변으로난작은오솔길이없어지고모래톱이생겨난자리.
묘목으로허리를재려했던낮은버드나무가어느덧거목이되어나를맞이하고
퇴근하여저녁어스름녘이면자주나앉던그때그자리에도구월이오고있었다.
아차산이멀어지는풍경가득구월이오는소리.
버드나무위를지나는구름에도구월이오고
초롱꽃선듯한바람으로도구월이오고있었다.
아이와땀을훔치며짓던싱그러운미소가강변으로퍼져나아가던그때그자리.
오랜만에다시찾아와마음을쉬며앉았는광나루수변공원의
하늘의구름으로구월이오는소리.
구월이오는소리를들으며나른하게오수를즐기는사람과책을읽는사람두엇.
풀잎을지나가는강바람에도구월이묻어있었다.
구름에흔들리고
바람에고요한
미류나무가있는강변풍경에앉았다가
집으로내려가는차안에서
안해와볼륨을높여함께듣는노래.
아득히먼산
구름너머로
구월이오는고속도로상에서
쓸쓸히바람으로듣는
구월의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