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등산하는산길에서멈춰서서
안해가형님에게전화를넣었다.
"큰아빠,저예요.음악이너무좋아요.너무잘듣고있어요."
"그러세요.제가더많은곡들을다운받아다음에내려가면깔아드리겠습니다."
"감사해요.추석에뵙겠습니다."
일전에안해생일에형님께서
선물을준비해내려오셨다.
Mp3를선물하시면서많은노래들을선곡하여
담아서선물을안해에게주셨는데
그엄지손가락만한S사제품에푹빠져버렸다.
칠장사를걸어갔다가돌아오는네시간여의뙤약볕길도
그것을귀에걸고걸어가면서콧노래로따라부르기까지하여
건네받아귀에걸어보니
오디오시스템이짱짱하였다.
앞서걸어가다가어느걸음새에서는양어깨를들썩이며걷다가
어느산모퉁이에서는뒤돌아서서너울너울학춤을추는것이었다.
음악의흥겨움으로힘든등산길도거뜬히넘어가는것이었다.
이선물의밑바탕에는형님이제수인안해에게
진심어린마음이가는
고마움의증표인것이었다.
연전에엄니의치매가깊어짐에안해모르게미국남매를포함하여
오남매가가족회의를거쳐요양시설로모시기로결론을맺었다.
하지만한집안에살아가는며느리당사자인안해가
적극반대를표명하고나섰다.
어찌어머니를시설에모셔다맡기고
밥이넘어갈것이며
잠이올것인가하고오히려나를질책하는것이었으니
입이열개라도유구무언이었던차에
큰누님이내려오셨다가
무거운한마디를안해에게하셨다.
"자네에게고맙고미안허이.저양반돌아가시고장례를치룬연후에자네에게큰절을올림세."
"……"
"염치없고미안하네만엄니를부탁허네."
87세인노모의치매끼에많은도움이된다기에
요양시설에다녀오시면일부러안해가빨래를개키지않고뒀다가
엄니에게맡겨드리곤하는데
작년까지설겆이를하시게까지놔뒀는데이젠그도용이치를않아
빨래감만개키시는일을남겨드렸다.
이저녁거실에나앉아빨래감을개키시는뒷모습을바라보려니
옅은한숨만나온다.
오남매형제간들이안해에게마음속으로고마움을표하면서
나또한고맙고미안스러움에작은소리로외친다.
"여보,엄니를부탁해."
아,어디로가는배냐.
올엄니장수황씨.
황포돛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