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어여오니라."

"아부지저왔구먼유."

"그려,고생많았다."

아들넘과백세주한병을내다가

안해가차려내온주안상에

낮술한잔하다.

얼콰한취기로한층굵어지고단단해진

자식넘팔뚝을만져보다.

띄엄띄엄그간의이야기를나누다가

끊임없이이어지는이야기에

주안상을물리고

안해가작설차를내오며

다시두런두런

소소한일상이야기.

멀리떠나있는사람들

고향으로돌아오고

못오는사람

더욱그리워지는저녁.

탯줄묻어놓고

차마떠나온

그리운내고향집.

그어둑해지는초가집굴뚝머리에서

저녁연기낮게깔리던마당쪽을내다보면

못오는사람

더욱그리워지는명절.

저녁연기매워

눈물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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