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토마 고향
낮에제례음식을들고성묘를다녀온고향마을이
저녁판에자꾸눈에삼삼어리다.
어스름저녁
적토마에몸을싣고다시또고향마을로넘어가다.
내다니던쌍봉핵교운동장에는아무도없고
서녘으로서서히노을이지고있었다.
고향마을높은봉우리동네로들어
쓰러져가는고향과마주하다.
내고향집바로앞집은
서있는것이서있는게아니었다.
이저녁다어디로갔는고.
돌아오라,
고향언덕어스름
새끼줄에수수잎엮어거북이옷만들던
저건너수수밭머리로.
돌아오라,
초가마을골목쟁이를지게소쿠리뒤집어쓰고놀던
무기장터왕초거북이내동무야,
왕초거북부영이는어느덧이승아닌저승으로
거북걸음을하고
차마넘어가선다시돌아오지않는고향.
하늘로도더이상갈곳이없고
땅으로도더이상갈곳이없고
전신주끝허공으로도더이상나아갈곳없어
시름없이황혼으로늙어가는고향.
고향마을로하나둘씩
등불이켜지고
이내어둠에뭏혀가는내고향.
적토마야,적토마!
쓸쓸한추석고향을저리두고
이밤길을어이돋워넘어가려느뇨?
나만홀로남겨놓고
다어디로갔는고.
적토마야,다시가자꾸나.
내놀던옛고향
옛동무들에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