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오랜만의서울나들이에
젊은학창시절추억의무교동낚지
그골목쟁이를이리저리돌아보다.
세월앞에무너진낮은지붕들은모두다어디갔는고?
아,무상하여라.
모두신식건물로하늘을찌르게서있고
그사이로몇몇초라하게낮아진옛집들.
친구와술은오래묵을수록에더좋다했던가.
한낮에뒷짐지고거닐던덕수궁그늦더위속에
이제사다리쉬고앉아
바짝목마른터에
선지국에막걸리가
긴가뭄에논두렁물내려가듯
목넘이소리한번시원타.
낮부터저녁으로이어지다가
밤중으로다시이어지는술좌석이
또자정을넘어새벽으로향하다.
끊임없이치즐대며흐르는
시냇가물소리가들려오며
가물가물눈꺼풀무거워올적에
어디서들려오는소리인가.
팔분음표콩나물대가리.‘♪’.
꽃꺾어셈하고무진먹세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