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살이 어스름녘

엄니모시고안해와셋이서찜질목욕탕가는길가양

해거름판꽃밭.

엄니안해와남녀로갈려서개운히목욕을끝내고

다시만나돌아오는가을길.

추수를마친들판으로

곱게지는저녁노을.

어스름녘황혼이아름다워잠시길을멈추고

들판을무연히건너다보다.

쇠기러기물가풀섶을찾아드는

저녁어스름.

막걸리한병사들고

문득선산을찾아조부님께머리를조아리다.

열사흘달아래

적적한시골살이의깊은하품으로마시는막걸리.

계절깊어져

생각더욱깊어지는가을.

한잔술로

초저녁잠에드는

가을어스름녘.

더욱단순해지고

더욱순수해지고

더욱온화해지고

더욱인정이깊어지는시골살이.

대장부살림살이이만하면되얏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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