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등

1978년도에발행된양장본.

[創作과批評]

누렇게변색되어진세월저편을건너가다.

새파란내젊은날이존재하였던

1978년.

퇴근하여책을읽으며

다섯가지맛을내는오미자차를앞에놓고마시는데

오묘하게글에감켜드는저녁.

前夜

-李盛夫-

돌아가고싶어요

돌아가고싶어요

밤안개에눈비비며잠드는

저기저마을로

석유등잔불밝혀

책펴들던

우리집으로가고싶어요

빙빙도는물레에

이맘때쯤이면주름살하나

더깊게패이시던어머니

길게내뱉는한숨소리

솔바람소리

청천하늘의별빛소리이시던

어머니

지금가을밤을새우시겠지요

어쩌면그곁에

아버님도돌아와계시겠지요

불을켤수없네요

저는제속의타오르는불로써

이고요를더더욱검게칠해요

저는밤에도

뜬눈으로오히려저를감추면서

개똥벌레따위가

둥둥

북소리몰고오는소리를들어요.

퇴근하여꼼짝않고앉아

두툼한책한권을마져읽으며

침침해지는눈을부비다.

침침하게다가서는

멀고먼1978년어느날의

늦가을저녁.

이저녁

어스름외등하나를밝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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