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역이 있는 바다
마음이한가한날에는여행을떠날일이다.
이름생소한간이역에앉아하릴없이서성이는이런날.
국기게양대앞에앉아한가롭게가을국화를다듬는철도원과의느릿한閑談.
한적한시골소읍역사앞에서하나바쁠것도없는나그네는길을잃었다.
하나망설임도없이간이역을스쳐서지나가는기차.
평일의한낮이라선지거의빈좌석열차칸으로지나가는기차.
역사앞마당관광지도에서어디로갈까망설이다가마음이가는항포구오천항으로길을잡다.
음식점도몇안되는아주작은포구앞에섰다.
가리비코스요리가있다기에청하한잔을곁들여주문하고나른한여수에젖어들다.
음식점바로옆바닷가벼랑위성곽.
여기저기사태무너진오랜된성터.
낙엽진고즈넉한성터돌계단을올라서다.
관광객은우리부부와파도소리뿐.
고요한뜨락에머물러뒷짐지고거닐다.
여행자의마음으로거니는진정한休.
걷다가멈추고한동안바닷가포구에그윽히눈을얹다.
무릇여행이란이렇게심신을내려놓고한가로움을찾아가는여정이아닐런가.
바닷가로내려와찾아간순교성지.
고요로운성당앞잔디마당으로건듯지나가는해풍.
순교하신백사장이내려다보이는곳에서올리는한무리순례자들의기도소리.
장엄한성당에들어경건함으로성호를긋다.
성당뒤소롯길을따라산봉우리오르는길.
고개를들어서해로기울어가는구름바라보며해안선을따라다시길을가다.
파도소리로수평선을향해오도마니앉은섬.
계절이지나간바닷가에누운조개껍질에부딪는파도.
가는가을이아쉬워손을흔드는바다.
바닷가를떠나질못하고서성이는길나그네.
갯가에서멀어지는섬뒤로끝없이멀어져가는나그네마음.
저물녘의가을바다.
가을함께가는세월.
마음이한가한날에는여행을떠날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