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저녁 길

퇴근하며우편함을보니두둑한소포꾸러미.

우편물을꺼내보니

지인께서보내주신반가운책자꾸러미.

도를깨달은선사의칠십년세월이

천년동안책속에서함께화친하도다.

공명은경경하여남두성에달려있고

위적은황황하여북극성같이빛나도다.

기록하여전하는서적은능히옛것을탐구하고

섬세한주자는가히새것을알수있네.

개천이후의문명한일은

달같이투명한정신에그림자마다진리로다.

-東山權榮泰-

漢詩를펼쳐읽는데안해가차려내온김장속양념곁들인막걸리한잔.

취기짙은늦가을저녁홀로베란다소청마루로나가니

캄캄한밤하늘에별떨기하나없이

어느집처마밑으로무우청시래기주렁주렁.

막걸리한잔걸죽히마시고고추한입베어무니

건너마을에서개짖는소리아득하고

엊그제다녀온늦가을바다

눈앞으로다가선다.

일전에인사동에서가져온福주머니를

香주머니로매듭지은솜씨

이리저리매만지는데

거실가득퍼지는

늦가을향기.

雁鳴江月細초승달비친강에기러기울고

曉行蘆葦間새벽녘갈대사이길을걸어서간다

悠揚據鞍夢말안장에앉아아득히꿈결에흔들리다보니

忽復到家山어느듯고향산에다시왔구나.

-權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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