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겨울 능선

맑은초겨울햇살이창문으로비치면서휴일의아침을맞이하다.

거실로쏟아지는맑은초겨울햇발.

날씨가하좋아배낭을메고무작정산으로올랐다.

바람이세차게부는초겨울산능선에서보온병에싸온생강차를마시는데세찬바람이등까머리를넘어간다.

어느능선을지나면바람이자고

어느능선에서는햇살이따사롭다.

잠시쉬어가는8부능선.

모두가누렇게잎을떨구는초겨울산위에서너홀로솔아,솔아,푸른솔아.

정상에거의다다른곳에옛날을복원한성곽의축성.

인절미를팥고물과콩고물을묻혀쟁반에쌓아놓은모양의얌전한성곽.

이제쯤에는정상이가까웠다.

탁트인전망앞에건너산골프장과그넘엇산이멀어지는풍경.

잠시쉬어가는목책난간에서내려다뵈는저수지와마을들이구름한점없는하늘아래아득하다.

아름다운풍경에눈을떼지못하며차가운바람이치오르는산아래를무연히내려다보다.

아득히멀리아래쪽으로중부고속도로가지나가면서차량행렬이어디론가떠나가고돌아온다.

가지를떠난낙엽들이허공을가르며떨어지는초겨울능선.

1976년건설부에서표석을정위치에박아놓고마이산이라고한다.

멀리늦가을이가고초겨울이불러오는풍경을바라보며곧게섰는갈꽃대궁.

이리가면충청도요,저리가면경기도라.

산정상에서볕바른벤취에앉아먹는간소한간식.

다시한번산아래풍경을눈바래기하고내려갈준비를하다.

조선소나무아래구름한점없는하늘을바래다가

등산로를따라내려가면서샘터에한두방울씩떨어지는물을받아옅은갈증을달래다.

산아래마을에는누가살기에마을앞에서산잔등이를넘어길에서길로이어졌을까.

등뒤로산과산사이로동네가들어앉아햇볕따사로운산마을이름이양지울이란다.

초겨울능선으로치오르는바람이차다고어여내려가자고앞서는안해.

성곽아래바람없이따사로운길을따라하산길을잡다.

바람으로눕는억새능선을지나가면또바람자는골짜구니.

낙엽밟히는소리를들으며산능선을잡아채고넘어서다.

골짜구니에서능선으로올라서니갈잎들이세찬초겨울바람으로눕는다.

산아래로내려오는거센바람에저수지물결도높아

물위에집도흔들리고마을안쪽골목길전신주위를지나가는바람소리도높다.

먼산능선으로거친바람에쫓겨가는구름.

가을걷이끝난

텅빈들판으로

늦가을이지나가고

초겨울이다가서면서

한계절에서

다른계절로건너가는바람.

아득히

초겨울능선위에

바람으로멀어지는세월을

한동안길에서서무연히바라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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