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설

하얀눈이내린날에

먼길을달려가

설악의품에안겨들다.

우람한산봉우리

서늘하게솟아오르는

산능선의바위

그위에쌓인폭설.

그산봉우리위로

낮달이나오고

떠도는여행자의여수를

낮달위에얹다.

소식몰라사무치는

그리운사람아,

얼어붙은골짜기

얼음장아래로

봄날을기다려멈춘

산골짜기시냇가.

돌담에쌓인적설로

세상의번뇌를고요히얹은

사찰로들어

합장을할적에…

요사체댓돌위에놓인

털신의주인은

무슨번뇌로

흰눈쌓인산길을

휘돌아휘돌아

합장하고

앉았을꺼나.

恨으로쌓인적설을이고

이세상을

웃어야하나

울어야하나.

무게를이기지못하여

오소소~무너지는

적설.

설악으로

설악으로만오르는

무장한그리움.

어느하늘에서

눈발이날린다더뇨?

2009.1.17설악의적설을사진과글로쓰다.

첫눈오는날

-정호승-

사람들은왜첫눈이오면
만나자고약속을하는것일까.

사람들은왜첫눈이오면
그렇게들기뻐하는것일까.

왜첫눈이오는날
누군가를만나고싶어하는것일까.

아마그건서로사랑하는사람들만이
첫눈이오기를기다리기때문일것이다.

첫눈과같은세상이
두사람사이에늘도래하기를
희망하기때문일것이다.

나도한때그런약속을한적이있다.

첫눈이오는날돌다방에서만나자고.
첫눈이오면하루종일이라도기다려서
꼭만나야한다고약속한적이있다.

그리고하루종일기다렸다가
첫눈이내린밤거리를
밤늦게까지팔짱을끼고걸어본적이있다.

너무많이걸어배가고프면
눈내린거리에카바이드불을밝히고있는
군밤장수한테다가가군밤을사먹기도했다.

그러나지금은그런약속을할사람이없다.
그런약속이없어지면서나는늙기시작했다.

약속은없지만지금도첫눈이오면
누구를만나고싶어서성거린다.

다시첫눈이오는날만날약속을할
사람이있었으면좋겠다.

첫눈이오는날만나고싶은사람,
단한사람만있었으면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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