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녘.
치과에서막나와
걸음을옮기려는데
길건너쪽으로내시야에
한장애인의휠체어가들어왔다.
치과를올라가면서
길건너에현란한춤사위로개업행사를하는
곱창집간판이달린음식점앞에
휄체어가서있는것을보면서
곱창집개업행사를구경하는사람인가..하고
무심코바라봤었다.
치료를끝내고내려온그시각까지
쌀쌀한날씨인데도불구하고고스란히서있었다.
언듯바라보니내나이또래로
귀밑머리가희끗희끗하였다.
안색으로봐서
꽤오래그자리에있었던듯했다.
"저..이걸한번만밀어주시면좋겠습니다만.."
"예?예..그러지요."
그런데
그런데그때.
곱창집안에서날카로운고음의
거절의목소리가내귀에도분명하게들려왔다.
"허어..이런낭패가.."
"아닙니다.하곱창이먹고싶길래.."
"츠암..이런일이..쩝!~"
그분께서는그곱창집문턱이높아서행인에게
도움을부탁하려고그렇게나오랜동안서있었단다.
이추위에말이다.
그간지나간행인이많았으련만..
그분을밀고조금떨어진순대국밥집으로모셔다드렸다.
역시나그닥반기는눈치는못되었다.
장사하는주인장을
일견이해못하는바는아니다.
그분이들어오셔서식사를하면다른손님들이
안들어오리라는것과
또는식탁하나를
홀로차지하고앉아야만한다는
장삿속계산을말이다.
하지만
하지만이게아닌데.
이게분명사람의도리가아닌데..라는
개운치못한뒷맛이
쓴입안가득넘어가질못하고
오래도록맴돌았다.
돌아오는길.
무거운생각에잠겼다.
요즘같은세상에서는교통사고로인하여
졸지에장애인이되는경우가흔하다고들었다.
자신의주위를가만돌아다보면
한다리건너두다리만건너가도
가까운지인중에
그런딱한경우에닥친사람이분명있을게다.
남과더불어살지못하고
나만의안락과행복만을취하려고
남의불행은짐짓모른체하며살고있지는않았는지
나스스로를돌아보는계기가되었다.
그분에게는
넘을수없었던것이
음식점의문턱이아니라
더불어사는것을짐짓외면하는
이각박한사회의
마음의높은벽이아닐런지..
문득
멀다는핑계로소홀히한
[희망의집]사람들이떠올랐다.
사시사철사람의손길이필요한용호나
친구에서형님아우사이가된
종우씨는이추워지는날씨에
휄체어를밀고건너편마을까지다녀오는
스스로의산책은잘하며지내는지.
어여겨울방학이돼서
그들의보금자리를찾아봐야쓰것다.
재래시장입구에서엄니좋아하시는
풀빵을한봉지샀다.
말랑말랑손끝에전달되어지는따순감촉이
날씨만큼이나스산해지는내마음을
포근하고따뜻하게뎁혀주었다.
이세상사람들이
저풀빵의온기같은
따스한사람들이많았으면참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