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2년과
2012년의그세월이
어느덧일세기가흘러갔습니다.
이제사백석님과
저와의인연이일세기시공을넘어서
이렇듯만나게되었습니다.
구만리변방
어느처마아래에서
손깍지를끼고누워쓰신詩.
南新義州柳洞朴時逢方.
이제껏살아온제생애를
저밑둥부터뿌리째흔들어놓고야말았습니다.
자야를그리워하며
구만리먼만주땅에서돌아오지못하는심사.
고향을향한마음의싯구에서
언제나따스하면서초라한
쓸쓸한심사.
소주잔을홀로기울이며
그그리움에
또는망향으로철철히흘렸을
백석님의눈물을생각하며
이렇게시인의심중으로獨酒를마십니다.
제마음은항상
저눈보라치는북간도변방을헤매돌고있습니다.
살뜰한자식들과멀리떨어져서
정신줄을놓고살아가시는
바보천치내어머니.
그리고천리밖멀리로떨어져
명절에도오가지못하고
이내소식도없이지내는세월.
점차세상을살아가는재미가
하나도없어진세월.
이내모든심사
구구절절백석님당신의마음입니다.
맑고순수한
多情함으로는
이거칠고녹록치않은삶의괴리감과
천진무구한마음으로한세상을살아낸다는것에대한悲哀.
그처량하고도슬픈마음으로
쓸쓸한변방에서쓰시는시에는
언제나진득한가난과고난이배어있습니다.
일세기가지나도
가시질않는백석님의싯구를
눈부시게밝은햇볕아래서읽다가
이제는차마낮에읽질못하고
어스름녘부터암송하며밤마다뒤척이는세월이
하루
일주일
한달하고열사흘입니다.
당신의시가먼옛날에는그저그렇게스치듯읽혀졌습니다.
하지만나이가농익어가면서
삶이무엇인지를알아가면서
고난이무엇인지깨달으면서
이별과쓸쓸함을알아가면서
문학으로읽히던시가
지나온내삶의
구비구비마다에박혀
싯구마다에놀란가슴이
슬픔이되었습니다.
소주잔을홀로기울이며
그그리움에
또는망향으로철철히흘리셨을
백석님의눈물을생각하며
이렇게시인의심중으로
다시또獨酒를마주하는저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