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단상

새로운출발

그앞길에영광있으라!

추운날씨에강당에앉아

언제나참새같이시끄럽던넘들이

오랜만에조용하게들앉아

졸업식이다

축사가끝나고

앉았던의자를챙기는아이들을보니

고얀히섭섭타

작년도졸업식에비해

많은학부모가찾아주셨다

교무실창가에서서운동장을내다보려니

사랑초가활짝피었다

교무실책상까지찾아와

코가루돌프사슴코가되어

훌쩍이는넘들등을토닥여주려니

마음이알싸하다

선생님모두가

별말들이없이허허한마음을달래며

책상에놓고간

꽃다발만만지작거렸다

교무실을찾아와눈물로인사를하는

여학생들에비해

성큼성큼교문을나서는남학생넘들의

씩씩하게짜장면집으로향하는모습을내다보다가

말썽쟁이**가

얼마전빙판에넘어지면서

머리를다쳐병상에서오늘의졸업식을맞이한것을생각해냈다

바로

꽃다발과졸업앨범을챙겨

멀리청주에있는병원으로달려갔다

뜻밖의방문에

깜짝놀라면서도

수줍게활짝웃으면서

엄청좋아라한다

빛나는졸업장을

병상에서수여하는의식을

간략히가지면서

상습지각에이런저런말썽꽤나피우면서도

언제나그늘이있던아이를생각했다

엄마없이

할머니밑에서자라면서

사춘기를힘겹게겪어내거니하며

혼내기보다인내를가지고꾸준히지도를했던아이

장래

미용사가꿈인아이

주말이면마트에서알바를하는아이와

가끔계산대에서마주치면서

그씩씩한어른스러움이

오히려마음을짠하게하던아이

내꽃다발을받고

울듯웃을듯애매모호한

넘의미소를뒤로하고

돌아오는길이

멀었다

섭하고짠한마음의

이저녁

어느넘이몰래내책상에놓고간

카드를펼쳐읽으면서

초콜렛을씹어본다

달콤하면서도

쌉싸롬한

졸업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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