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난설헌 詩
BY glassy777 ON 2. 11, 2012
다른여인에겐주지마셔요
-허난설헌-
아름다운비단한필곱게지녀왔어요
먼지를털어내면맑은윤이났었죠
한쌍의봉황새마주보게수놓으니
반짝이는무늬가그얼마나아름답던지
여러해장농속에간직해두었지만
오늘아침가시는길에드리옵니다
님의옷만드신다면아깝지않지만
다른여인의치마감으론주지마셔요
하늘거리는창가의난초
가지와잎그리도향그립더니
가을바람잎새에한번스치고가자
슬프게도찬서리에다시들었네
빼어난그모습은이울어져도
맑은향기만은끝내죽지않아
그모습보면서내마음이아파져
눈물이흘러옷소매를적시네
-허난설헌『감우(感遇)』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