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山寺

안해와막등산을하려고

봄산으로향하던중에

오랜동안소식을드리지못하고지내왔던

주지스님의손폰을받자옵고

새해세배를드리고자

차를돌려먼길을달려

마당으로토종닭들이한가롭게먹이를쪼는

山寺에당도하다

법당마루에서삼배를드리고

푸릇하게돋아나는분재를

마주하고앉아부처님

佛心을혜량하다

마음이흐트러지는것에서

찾아가면언제나

마음을침잠으로다스려주는

야트막한산아래아주작은

내마음의山寺

국화차에

귀하디귀한석창포차를

茶器에내어주시며

이런저런閑談을나누는데

장지문바깥으로

풍경소리맑고

닭우는소리들려오다

이렇게

마음안의편안함을얻으러

먼길을달려와앉았는

봄이오는창아래

고요한마음으로

합장하고

눈을감아보는봄날

단아한

찻상이놓여있고

한지공예로방한켠을

옛스러운분위기로

손을맞이하는

山寺

마음안뜰에

연잎이피어나면서

사바세계의백팔번뇌가

연잎아래로고요히가라앉고

추녀아래

맑은풍경소리는

넓디넓은하늘바다를건너가고

봄바람이

건듯불어오는

山寺

뒤란장독대와

산아래

외딴집지붕위로

살포시앉는따사로운봄볕

이고요한

뜨락에서면

山寺

그아래과수원에서

꽃눈이트는소리들려오것다

봄볕밝은

개나리담장아래

오소소무너지는토사

산을넘어

먼들녘까지

봄마중

포행을다녀오신

스님과

마당에서합장으로인사를나누는데

어디선가고요를깨치는소리

양지쪽

부드러운흙을파면서

사랑의보금자리를만드는

숫닭

그자리에

포란을하려는

암탉의포동포동한뒷태에서

병아리소리삐약삐약들리는

봄님이오고있는것이었다

고양이가

꼬박꼬박졸고간자리에

달래냉이파릇하게

돋아나고

녹슨가마솥위로

겨우내장작을쌓아올린

사랑헛간채에도

봄님은오시고

다섯마리새끼를낳고

상전대접으로

부엌한켠을차지한

오몰조몰한강아지가족에게도

틀림없는봄기운이

따스하게스며들고있었다

山寺건너편

산아래논배미에도

그위다랭이밭에도

그위양지쪽산소잔디에도

묘소뒤산능선을따라오르는파란하늘에도

봄날이오고있었다

집으로돌아와

베란다를나가보니

봄볕에꾸득꾸득말라가는

삶은고구마를져며서

소청마루에널어놓은채반위에도

봄님은오시고있었다

어여봄님이오시라고

나직하게

박목월님의靑노루시한소절을

읊조리는

봄날

머언산靑雲寺
낡은기와집

산은자하산
봄눈녹으면

느릅나무
속잎피어나는열두굽이를

청노루
맑은눈에

도는
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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