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친구에게
BY glassy777 ON 2. 13, 2012
봄방학을맞이하면서
청주로출장을갔다가
그곳업무가다끝나갈즈음
자네의반가운목소리를들었네
반가움에먼길을
한달음에달려가는길
우여곡절을겪어내면서
가까스로지켜낸
자네의터전을보니
반갑기그지없네
이렇게오뚜기처럼다시일어서기까지
자네를옆에서안타깝게지켜보던
내심중을자네도알터
자네의손길이닿으면
이리또아름다운정물화로그려지는것을
하나씩바라보면서
면소재지로일을보러나간
자네를기다리네
우리살아가는일이
어쩌면저허공중에
집을짓는일인지도모르것네
자네와나
큰곡절을한둘씩은겪어내면서
이리중년의고개를
힘겹게넘어가네그려
오랜만의반가움으로
시작한긴긴이야기는
고등학교시절
우리의사춘기적청소년기에만남
그이야기부터되짚다가
문득
손을꼽아보니
어언사십년세월이지나갔네그려
나이가오십중반을넘어가면서도
자네청소년기의손재주와
오밀조밀한인테리어감각은
이리빛을발하네그려
이어떻게지켜낸
자네의
소중함이던고
언제나
변하지않을것만같은
나이보다십년아래쯤으로보이던
동안의자네얼굴
이젠60세쪽으로
나이의중심이
옮겨간다고
헛헛한웃음을지으면서
우리는친구이전에
서로에게산증인같은역사에다름아니네.
내가힘들면자네가위로해주었고
자네가힘든고개를넘을때
내가또자네를위로해주고다독였지않았는가
생각하니
참세월많이흘렀으이
실로오랜만에
조분자분많은이야기를
나눴네그려
이야기의결론은
건강
자네의
망가진心身을
다시금건강하게복원시켜준것은
매일같이뒷산에오른
산행이었다는증거
나이를먹어간다는것은
자연의품안으로
겸손하게드는일이었네
그것이세상의정한이치였네
내친김에뒷산앵자봉
높은봉우리를함께오르자는것으로
늦은점심을받았네
제수씨가뚝딱,차려내온
청국에된장을섞어
올갱이를넣어끓인뚝배기에
고등어조림상을받고
된장국이면석달열흘을견뎌낼식성인
나또한
앵자봉등산을위해
뚝딱,두그릇이나거뜬히비웠네
마당한켠에서
명견에게
집잘보라고
다정히말을건네고
등산화끈을조여매고
등산로를오르면서
염색으로새까맣게물들인
고통과스트레스로
온통백발이었던자네
뒷머리를바라보며오르네
이제는
이풍진세상에서
푹풍한설몰아치던
모진세월저리가고
이젠봄기운가득한길로
접어들은자네의건강한모습이
참기쁘이
인생의적설을견디지못하고
설해목으로
퍽퍽,쓰러지던길
밑둥까지
뿌리째뽑혀
철철히눈물짓던길
어허!~
그세월
이제쯤에는
저산잔등이에묻어둠세나
앞만바라보고
열심히살아낸세월이
등뒤로물러가네
우리의
힘겨운오십고개도
이리또지나갈것이러니
아득히
넘어온길
그리고또
허덕허덕넘어서갈
우리사는인생고개가
몇구비인지도대체모르것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