思母哭

봄방학을맞아

며느리대신어머니를

요양시설에통학하시는

차타시는데까지바향을해드리다

치매증세의분노감이

굴곡을보이시는데

어제부터증세가심해지셔서

아침댓바람부터

엄청힘들어하시며

차를기다리시는내내

바로서계시질못하시고

기둥에기대시어

큰소리로고통을호소하시며

내게막말을쏟으신다

나귀찮아주꺼다

나여기안가믄안되냐

다리도아프고

디스코가도져서아픈데

왜자꾸깜깜해지지두않았는데저녁마다날데릴러오는겨

그냥방에누워서테레비디다보는게난좋은데

팔십늙은이를왜이리괴롭히는지모르것다

그다음부터는분노감에서비롯된

"ㅆ"받침이들어가신다

묵묵히곁에서들어드리다가

슬쩍몇걸음물러섰다가

시야에서보이지않게

짐짓멀리떨어져지켜보려니

마음이먹먹하다

그려유

애비에게욕실컷하셔유

나같은불효막심한놈에게욕을안하시믄

세상천지누구에게욕을하시것시유

그래두엄니는

저裸木의그림자와같이

앙상한

그렇지만

내마음안에깊숙히서있는기둥이시유

못난

애비에게

욕이라두싫컷하시유

바향을해드리고

집으로올라가는엘리베이터

미쳐

깎지못한

꺼칠한턱수염

왠턱수염은이리반백이다됐는고

아,

어머니와의세월이

이렇게도무삼히도흘러갔단말인가

그래두엄니께욕을잔뜩얻어먹고

집으로올라가는마음이

먹먹하니둏타

어느思母哭

사랑하는어머니!

오늘은어머니를극락으로모시고자,

해인사대적광전에서49재를모시고회향하는날입니다.

애절한염불소리속에살아계실때의,어머니의사랑이뚝뚝떨어지는

눈빛과정이듬뿍들어있는목소리,

그리고따뜻한손길이떠올라어머니를보고싶어두눈에눈물이가득히고입니다.

저승의삶이혹힘들고고통스러운일이있으시거든,혹목이마르시거든,

스님의49재염불소리를들어시고,몸과마음이편안해지시고목마름을시원하게해결하세요.

아미타불염불속에서몸부림치며당신을극락으로보내드립니다.

어머니!평생이고단하셨습니다.편히쉬십시오.

이제탈상을합니다.

이승의가을하늘이저렇게높고,조각구름이떠있고,해인사단풍이저렇게예쁜데,

이좋은세상을뒤에두고어찌저세상으로가셧습니까?

어머니는자식을끔찍이도사랑하셨지요.

그사랑하는아들딸을놔두고,어찌먼곳으로가셨습니까?

돌아보시며,뒤돌아보시며,차마떨어지지않는발걸음으로,

저승으로떠나셨습니까?

어머니도편히눈을감지못했을것입니다.

사랑하는자식을두고가셨으니,어찌눈이쉽게감아지셨겠습니까.

어머니지금계신곳은어디신지요……

그곳은좋으신지요?

살기는괜찮으신지요?

자식들을두고갈수밖에없고,보낼수밖에없는인연을탓할뿐입니다.

어머니는자식을위해,일년내내휴일이없이일을하셨으며,

아플때조차도고단한몸을뉘어편히쉰적이없었습니다.

가난하던시절우리는나물을뜯어다가밀가루를풀어서멀겋게죽을끓여서배를채웠습니다.

조금나아졌을때도,늘콩나물과김치죽을먹었습니다.

어머니는어쩌다가밥상에생선이오르면,뼈와살을발라서살은자식에게주시고,

어머니는머리와뼈를드셨습니다.

그래서어릴때,이못난자식은어머니는살코기를먹을줄모르는줄만알았습니다.

어머니가이웃집에일하러가셨다가,해가넘어갈때까지오시지않으면,

걱정과두려움에몸을떨면서기다렸고,그러다가어머니모습이보이면,

뛰어가서와락품에안겼습니다.

엄마는떼를쓰면없던옷과신발과용돈과학비를주셨으니,

조르기만하면되는줄로만알았습니다.

어른이된뒤에보니,그것은엄마의눈물이시고,한숨이었습니다.

못난자식용서하십시오.

저의오랜기억저편에는뜸부기,뻐꾹새가울고,개나리와진달래가피어있습니다.

그기억앞으로,어머니가내손을잡고걸어가고있습니다.

나를낳아주시고,온갖궂은빨래를다해주시고,아플때는밤새도록배를쓰다듬어주시며,

이자식이잘되기를부처님께,빌고또빌어주시고고생고생하며키워주신어머니!

이젠집안이살만해졌는데,부귀영화는한번도누리지못하시고,

자식의효도도받아보지못한채보람도없이,어머니는먼길을떠나셨습니다.

어머니죄송합니다.업드려용서를비옵니다.

어머니영가하시여!살아생전그리도아끼고사랑하던몸뚱이는무엇입니까?

사람들은부귀와영화를누렸어도,

죽는길은어느누구하나힘이되어줄수가없는것같습니다.

오로지혼자서갈뿐이지요.인연따라모인것은인연따라흩어지는것입니다.

뜬구름이모였다가흩어지듯이우리들의태어남과죽음도그렇게왔다가,

그렇게갑니다,그러니그무엇을애착하고,그무엇을슬퍼하겠습니까?

일생동안사랑했던사람도내려놓으시고,미워했던사람도다내려놓으셔야합니다.

그러면그자리가바로극락세계가될것입니다.부디그곳에서부귀영화만누리십시오.

어머니재가이루고싶은꿈이많아요.저승에서도저를도와주셔서,

그간절한꿈을이루게해주세요.

어머님이저를놔두고가셨듯이,저도언젠가는자식을뒤에놔두고,

어머니를찾아서저승으로갈것입니다.

그때까지안녕히계십시요.

어머니사랑합니다!

당신께서,너무나도사랑하셨던자식,

어머니를잊지못하는

아들딸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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