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지 전상서

아부지,

지나이가인쟈

아부지살아생전의연세를넘어가는구먼유

한잔술로

생전에아부지가자주부르시던

구슬픈옛노래를기억을더듬어불러보네유

당신둘째가산소봉분위에

막걸리가득가득부어드린술잔

많이드셨는지모르것네유

이밤

아부지가그리좋아하시던

막걸리를마셔봅니다

아부지,

아부지께서는말년에

왜그리항상서러우셨습니까유

무슨恨이그리많으셨어유?

무엇이아부지를그리술만드시게만드셨어유?

술이깨시면

또주막거리로나가셨지유

술이취하시면

이노래를그리구성지게두부르셨어유

지금사제목을보니깐두루

[눈물의수박등]이네유

아부지나이가되어서

매양술에젖어지내신그

아부지의세월을이해하게되네유

서울에치과병원을

개원하신다고

방앗간부터시작하여

논밭전지의절반을팔아올리셨지만

마음대로진행되지도못하고

빈몸으로낙향하신그심중

다시조치원으로

무슨사업인가하신다고

또남은재산다팔아

쏟아부으셨던

그절박하셨던심중

다잘하시려고하셨던

아부지의젊은기상이셨습니다

지는

참불효막심한자식입니다

그때는

왜그리아부지심중을

조그마치도혜량하려고노력도

못하였는지유

아부지산소에막걸리잔을

부어드리면서

눈물이왈칵,쏟아져서혼났네유

아부지,

아부지자리가무엇이던가몰것네유

이렇게아부지마냥지두회한만이술잔같이가득하네유

아부지,

이저녁아부지앞에엎디어

철철눈물로지난날을사죄를드립니다

그렇게아부지께서운함만품어안고살아왔던세월이

생각사록구슬프고뼈에사무치는구먼유

아부지,

아부지께서

술이대취하시면

웃방문지방을베고서곧잘주무셨어유

어느날은코를높이고셨는데

제가아부지곁에서

무릎을꿇고지켰던날이생각납니다

중핵교2학년여름방학어느더운날이었구먼유

어머니를고생만시키시는아부지가너무미워

술에취헤곤히주무시는

아부지팔뚝을마구꼬집었구먼유

가끔씩뒤척이시며

실눈을뜨셨다감으시면

다시꼬집었던이자식의불효

이저녁눈물로사죄를드립니다유

지금사

저를돌아보니

아부지보다한참지지리도못난

지금의아부지입니다

아부지,

지가올리는술잔으로

이못난저용서해주실거지유?

아부지,

엄니가많이힘드시네유

요즘

어여아부지곁으로가고싶다구

혼자소리로뇌까리시네유

엄청

힘에겨우신

엄니를아부지가살펴주셔유

큰누이와

달뜨는저녁고향앞저수지에나가

조각배노를밤새저으시며

불러주셨다는이노래

지가이저녁불러봅니다

아부지의심중을

세월한참늦은이제사

혜량하면서

아부지의옛노래를불러봅니다

낙화유수목로에밤이깊으니

허물어진과거가술잔에섧다

한숨이냐연기러냐외마디타령

목을놓아불러보자옛날의노래

수박등을때리는궂은비소리

동백기름소매에옛날이언다

푸념이냐꿈이러냐북구레소리

가슴속에스며든다강남달창가

갸느린댕기는영업자신세

녹구비로날르는인생의역사

하소이냐넉두리냐종달새한쌍


다시한번불러보자아리랑노래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