寂 3

오랜동안함께하던

좋은인연들이

새로발령을받아떠나간다

종일내식사와술잔을나누면서

이렇게헤어지는인연을

아쉬워하다

얼콰하니집에올라오니

군자란이아직도꽃대궁을올리지않았다

일년생아닌

다년생이면참좋으련마는

거실벽에걸린사군자그림속

蘭草에는저리사시장철꽃을피우는데

우리생애의인연꽃은

어찌이리도

이르게져버리는고

군자란을무연히바라보며

멀어지는인연들을아쉬워하며

새로올라올꽃대궁을기다리는저녁

액자그림속

난초에피어난꽃을

벽오금학도그림인양

오래오래바라본다

멀어져가는

인연이란내게무엇이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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